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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길을 잃을 뻔했습니다.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9-04-27 01:47:53
추천수 0
조회수   916

제목

산에서 길을 잃을 뻔했습니다.

글쓴이

조성원 [가입일자 : 2000-12-16]
내용
일요일에 가까운 곳으로 짧은 여행을 갔다 왔습니다.

사진여행을 겸하여 간이역을 찾아가 기록하는 여행으로,

이번에는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매월리, 매곡역으로 갔습니다.



간이역의 진수라면 정선선 별어곡역을 많이 얘기하지만,

이번에 매곡역을 찾으면서 제 마음속의 간이역을 찾은 느낌이에요.



먼저 올렸던 김유정역, 별어곡역 여행기에 이어서

매곡역편을 사진과 글을 정리하는 대로 올리겠습니다.



...



처음 계획은 매곡역을 먼저 들리고, 구둔역으로 걸어가는 것이었는데…

산속에서 헤매는 바람에 구둔역은 그냥 기차 타고 지나치기만 했네요.



매곡역에서 구둔역으로 이동하는 데,

철길은 약 4.2km로 굽이굽이 달리는 산악철도라도 5분 거리이지만,

승용차로 가면 양동역 쪽으로 빙 돌아서 대략 19km를 달려야 합니다.

그만큼 오지라서 매곡역, 매월리는 시골 버스조차 없습니다.



매곡역 근처 매월터널 위를 지나 임도로, 시골길로 8km 넘게 걸어가면

산 너머 이웃마을 구둔역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길이 끊어지고 갈림길 많은 곳에서 헤매는 바람에

2시간 넘게 산속에서 임도를 홀로 걸었습니다.



가도 가도 숲 속 오솔길뿐, 사람이 보이지 않습니다.

등산객도 없고, 나물 캐는 아주머니도 없고, MTB 타는 사람도 없고,

하도 심심해서 여기저기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새 소리, 바람 소리나 들리는 조용한 곳이라 그냥 전화 걸면 되지만,

전파가 약한 곳이라 휴대전화기 배터리가 금방 떨어져서요.)



곰다방 곰아저씨 두터운 드립 커피 한잔 생각나고,

옆동네 아저씨 짝퉁 커피, 등세커피 생각도 나고,

친구 녀석 좋아하는 도넛 가게 커피도 생각이 나고…



사람이 보고 싶었습니다. 처음 산길을 걸었을 때는 좋았던 숲 속 향은

끝없는 미로 같은 오솔길에 질리고 말았습니다.

(이 글 쓰면서 지도 보니 대략 10km가 넘는, 아무도 없는 임도를

혼자서 허우적거리며 걸었더군요.)



겨우 산에서 내려와 마을로 오기는 왔는데, 뜬금없는 철길이 보입니다.

매곡역을 출발해, 산속에서 한참을 헤매고…

결국 매월리 마을 입구로 다시 돌아온 것이었습니다.



근처 공사장 인부 아저씨한테 여기가 어딘지 길을 묻고,

지나가는 차를 얻어 타면서 내가 어디에 있는지 길방향이 어디인지

겨우 알 수 있었습니다.



길을 다시 찾아서 안심이나, 결국 제자리로 돌아온 거라 황당했습니다.



매곡역에서 다시 막차를 어쨌든 타고, 청량리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살짝 피곤하지만, 집으로 바로 가지 않고 홍대 앞으로 갔습니다.



홍대 거리 짧은 치마 처자 사이를 지나 곰다방에서 커피 한잔 마시니

비로소 서울로 다시 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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