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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때수건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9-04-26 19:45:00
추천수 0
조회수   556

제목

아버지와 때수건

글쓴이

이상원 [가입일자 : 2008-02-09]
내용


꾸물꾸물한 일요일 오후 와싸다 장터 최고 인기의 수피카를 업어오려 동부간선도로에 올랐습니다.



스피커 업어오는 길에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어릴적 목욕탕 처음 가본 이야기



난생 처음 가본 목욕탕! 그 넓은 욕조에 뜨건 물이 한 강! 부뚜막 가마솥에 끓인 물로 등목 한바가지에 매끈한 돌로 문대는 것이 다였던 시골에 살던 사연의 주인공



거금을 들여 때수건을 사오신 어머님은 와이래 때가 안문때지노 역시 돌댕이가 최고데이 니덜은 그걸로 온종일 문때라 내는 돌댕이가 최고데이



돌댕이로 때 밀던 추억까지는 없는 저는 80년대 목욕탕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저희집은 토요일 오후면 가족 모두 목욕탕을 가야하는 집이었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토요일이면 친구놈들과 떡볶이에 튀김 사먹고 놀러가고 싶은데 아버지와 꼭 목욕탕을 가야하는게 어찌나 싫었는지요.



꼬맹이적엔 목욕탕 냉장고에 줄지어 서있는 유리병 베지밀에 침을 꼴깍 삼키며 오늘은 먹을수 있을까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목욕탕 냉장고에 든 것들은 동네 구멍가게 가격보다 비쌌지요.



언제나 토요일 오후 목욕탕에 갈 때면 화장실에 꼬불쳐둔 때수건을 찾아가야 했습니다. 아버지에게 때수건은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었습지요. 어린 저는 그거 얼마한다고 맨들맨들해질 때 까지 몇 번이고 쓰고 또 쓰나 불평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지의 씀씀이에 마음이 쨘 합니다.



아버지는 저보다 씻는 걸 더 좋아하십니다. 옛날분들이 나이드시면 더 씻는걸 귀찮아 하신다고 하는데 아버지는 옛날분 같지 않게 매일 샤워하시고 뜨거운 물 뒤집어 쓰고 담그고 하는 걸 좋아하십니다.



이제는 토요일 오후마다 온가족이 목욕탕에 가지 않지만 가끔 아버지와 목욕탕에 갈때면 여전히 때수건은 꼭 챙겨가야 합니다. 아휴 그거 얼마한다고… 헌데 사실 때수건은 몇 번 쓴 건이 덜 따갑고 때도 잘 밀립니다ㅎ



이제 으리으리해진 사우나에서 팩에 든 베지밀을 먹지만 옛날의 목욕탕이 그리운 건 유리병에 든 베지밀이 맛있기 때문만은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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