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를 세팅함에 있어 기기들에 대한 매칭은 많이 고려하고 있으나, 공간에 대한 고려는 인테리어나 여러가지 이유로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사나 기기 이동 등과 같은 경험을 통해서 같은 기기임에도 불구하고 공간에 따라서 소리의 성향이 매우 달라짐을 경험했다는 얘기를 많이 접할 수 있죠.
실제로 기기 자체의 세팅이나 매칭 특성이 귀에 1차적으로 도달하는 직접음 (Direct sound)에 주로 영향을 준다면 공간의 특성은 초기 반사음 (Early sound)과 잔향 (Reverberent)으로 영향을 주게 되고,
흡음과 반사 정도에 따라 고, 중, 저음의 양이나 잔향감, 음색, 무대감 등에 영향을 주거나, 공진, 정재파 등에 의한 피크와 딥을 형성시켜서 특정 대역의 증폭과 감쇄를 일으켜 기기에서 재생하는 원음에 악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아파트 생활을 많이 하는 한국에서 주로 거실에 오디오를 구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설치하게 되면 커다란 베란다 창이 한쪽면을 담당하게 되는 경우가 많죠.
특히 여러가지 내장재 중에서 유리창은 유리창 자체의 진동, 유리창 특유의 중고음역대의 전반사 등에 의해서 여러가지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올초에 이사한 저희집도 설치된 방의 한쪽 벽이 베란다로 통하는 큰 창문이라 이사하기 전과 같은 기기 세팅인데도 불구하고 소리가 많이 나빠지더군요.
특히 유리 특유의 고음역에서의 이상한 반사와 저음에서의 웅~웅~ 하는 기분 나뿐 울림 같은 것 때문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반사음을 좀 흡음시켜보고자 먼저 커튼을 사서 설치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커튼이 흡음할 수 있는 정도는 매우 미미했습니다.
특별히 달라지진 않았죠.
혹시나 스피커 세팅에 의해서 좀 달라질까 싶어서 스파이크도 바꿔보고 위치도 이곳 저곳으로 바꿔봤지만 기분 나쁜 소리는 여전했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이 유리창 때문이었던거죠.
저 유리창을 어떻게 다른 재질로 대체할 수 없을까 고민하던중… 한 지인분이 벽에 부착하는 음향판이 새로 나왔다고 한번 써보라고 하시더군요.
재질은 발포 우레탄인데 생긴건 이렇게 생겼습니다.
성민건축음향 음향블럭 SM-8949
생긴걸 보아하니 RPG 스카이 라인 비슷한것이 분산률은 좋아 보입니다.
소리의 편향성은 어느정도 억제될 것 같아서 흡음 계수를 한번 찾아봤습니다..
재질별 흡음 계수(한국방진방음, 2005)
위 표에서 보시는 것처럼 유리창은 저음역대를 많이 흡음하고 고음역대는 거의 모두 반사합니다.
반대로 폴리 우레탄폼의 경우 저음역대 보다 고음역대 흡음률이 높네요.
둘이 붙여놓으면 나름대로 전 대역에서 흡음이 잘 이루어 질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냥 한번 설치해보았습니다.
전체 사진에 다 나오진 않지만 유리창 전면에 모두 붙여버렸습니다.
사진에 나오는 설치 화면에 세배 정도 크기 입니다.
오른쪽
왼쪽
효과는 나름 괜찮네요.
유리창에 의한 반사음이 많이 줄어들면서 무대감이 좋아지고 고음의 양감이 조금 줄어들었지만 잔향은 기분좋은 수준이 되었습니다.
흡음률이 증가하면서 유리판 자체의 진동이 줄어들어서 그런지 기분 나쁜 웅웅거림도 많이 나아졌습니다.
아무튼 큰 유리창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께는 한번쯤 추천드려보고 싶네요.
적어도 유리창에 의한 반사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ㅎㅎ
다만 고음의 양이 적거나 고음 끝이 좀 무딘 시스템에서는 조금 적게 쓰셔야 할거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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