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티 멀티탭을 구입한지 3주째로 접어드는 것 같습니다. 흔히 말하는 에이징은 거의 끝난 것으로 보여서 그 효과에 대해서 이야기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 사진에서도 보시겠지만 오디오기기를 좋아하면서도 아주 짜게 시스템을 꾸려 왔습니다. 케이블도 저렴한 4s8g나 모가미 마이크로폰 선재 같은 것들이죠. 그런데 XLO 레퍼런스 파워케이블을 벌크로 얻어다가 파워선을 좀 만들어봤더니 효과가 상당하더라는 겁니다. 게다가 최근에 자작 필립스 프로모듈 CDP가 수명을 다하는 바람에 울며겨자먹기로 쓰고 있는 DVDP가 파워선을 바꾸니 상전벽해처럼 바뀌는 것을 보면서 느낀바가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동네전파사에서 구입한 현대멀티탭을 잘 쓰고 있다가 멀티탭 케이블이 RF노이즈에 노출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파워케이블을 분리할수 잇는 아마티 멀티탭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기존 사용자분들의 좋은 평가도 구매에 큰 영향을 주었죠. 사실 1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가격에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구매 후 효과가 없으면 되팔아도 큰 손해는 아닐것 같아서 과감하게 구입을 했습니다.
물건을 받고 첫날 멀티탭에 막선을 연결해서 음악을 들었는데 약간 토널밸런스가 무너진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특히 즐겨듣던 고전음악음반을 들을 때 보다 크게 느껴졌습니다. 현악기 음색이 어색하게 들렸던 겁니다. 다만 팝음악 등을 들으면 배경이 아주 깨끗하고 정숙하게 되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일주일이 지나도 어색한 음색이 지속되어서 멀티탭의 파워케이블을 XLO로 만들어 달아주었습니다. 멀티탭 전단에 있는 케이블은 어차피 멀티탭 내부의 코일을 지나면 아이솔레이션되기 때문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임시로 달아놓은 막선이 음색을 망가뜨리는 주법이었던 것이죠.
그렇게 1주일을 더 들었습니다. 그런데 불만이 생기는 것이 뭔가 살집이 너무 빠진 앙상한 소리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깔끔하데 질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 인공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를 제외하면 깨끗한 배경 탓인지 다이내믹의 변화가 전보다 무척 잘 들리는 것이나 해상력이 좋아진 것은 맘에 들었습니다.
그러다 오늘 혹시나 해서 전원소켓에 있는 휴즈를 없애자는 생각이 들어서 휴즈를 제거하고 XLO 선재를 짧게 끊어서 직결을 했습니다. 그 이후 신기하게 소리가 자연스러워지네요. 지나치게 깔끔하고 야윈 듯했던 느낌이 사라졌습니다. 이제 좀 악기가 악기답게 들립니다.
아마티를 사용하면서 이게 가격만큼 가치가 있는지 자꾸만 따져보곤 하는데 제가 그동안 자작을 해보고 개조도 해보면서 경험한 것을 생각해보면 이 정도 변화는 기기를 교체(업그레이드)하는 것에 버금간다는 게 결론입니다. 스피커가 그대로 있기 때문에 음의 규모나 캐릭터가 돌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누가 들어도 알아채기 쉬울 정도로 큰 변화(개선)가 있는 것임에는 분명합니다.
전 시스템이 5년이 넘도록 거의 바뀌지 않고 그대로 있는데 혹시나 하는 맘에 도입한 멀티탭이 새로운 재미를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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