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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는 군대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9-04-03 15:34:57
추천수 0
조회수   1,558

제목

썩는 군대

글쓴이

정진한 [가입일자 : ]
내용
오래간만에 노대통령의 민주평통 연설 이야기를 듣고 남깁니다.



저는 육군 행정병 출신입니다. 기억으로 남는 것은 쉼없는 야근, 간부와 선임자의 책임전가, 부대 전체의 나태한 업무태도가 낳은 수많은 각종 장부와 대장의 가라작성, 상급제대 지휘관 사열준비, 불필요한 노가다밖에 없군요.



당시 노무현대통령은 현대 전쟁양상의 변화를 거론하며 병역의무 단축의 필요성을 이야기하였습니다. 많은 인력을 2년동안이나 군대에서 썩히는 것보다는, 제한된 예산으로 많은 인원을 관리하여 전력의 하향평준화를 지속시키는 것 보다는, 더 빨리 사회로 내보내고 그 규모도 축소하되 새로운 무기체계를 개발하는 등의 정책으로 국군전력의 현대화와 전문화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던 것이죠.



역시나 쓰레기언론은 딱 그 부분만 잘라서 보도하죠. 그리고 늙은 퇴역군인들은 그 줄만 보고 꼭지가 돌구요.



언제까지 대부분의 남자아이들이 총을 쏴보아야하고 더러운 인습에서 답보하는 썩은 조직에 들어가 밑바닥부터 기어올라오는 법을 배워야하고, 또 후배들에게 그 인습을 그대로 물려주는 경험을 해야만 할까요?



언제까지 연줄없는놈들은 그냥 끌려가고, 뭐 있는놈들은 빠지고, 잡을 줄 있는 애들은 지휘관 사저에서 애들 과외시켜주면서 세월 보내고...이게 무슨 군대입니까?



아스팔트 도로에 구두약을 칠하고, 없던 산을 만들거나 있던 산을 없애고, 자동차 바퀴가 더럽다고 구두약이나 연탄을 개어 바르고 ... 계속되는 불필요한 사역들...정말로 썩지 않는 것일까요?



장병들에게 지급되는 군용품들은 월남전때와 달라진 것이 별로 없습니다. 품질은 시장에 내놓으면 바로 사장될법한 그런 저질물건들이지요. 근데 가격은 최고로 비쌉니다. 어떤 예비군 장군이 운영하는 업체에서 만든 고어텍스(유사소재) 점퍼는 수십만벌 독점납품이 보장되어있음에도 단가가 35만원인가 하더군요.



또 어떤 예비군 장군이 운영하는 제화업체에서 생산한 전투화 또한 수십만족 독점납품이 가능함에도 단가는 5만원인가 6만원인가 하더군요. 미군은 장병들이 개별로 군용품을 구입합니다. 그래서 업체끼리 경쟁이 되지요. 품질과 가격에서.



미군용 전투화 다들 좋은거 아시죠? 경쟁도 해야하고 광고도 해야하고, 한국과는 다르게 품질개선도 해야합니다. 그럼에도 소매가가 7만원가량 합니다. 뭔가 문제점이 느껴지시죠?



상급자들이 자신의 진급과, 자신의 돈벌이를 위해 부하들을 이용해먹고 썩히는 바로 그 곳이 대한민국 군대입니다. 그 부하들은 또 자신의 부하들에게 그대로 물려주구요.



노무현 대통령은 최초의 사병출신 대통령이죠. 그래서 군대의 부조리와 잘못된 시스템을 누구보다 잘 알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런 말도 할 수 있는 것이구요. 다깡끼 마사오는 이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요? 전대갈이나 너태우가 이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요?



불필요한 머릿수 줄여서 그에 들어가는 행정소요와 예산소요 줄이고

그로써 국군 보급과 군수체계 그리고 무기체계 개선하고, 더욱 전문화되고 정예화된 국군을 양성하자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썩히는' 세 글자는 군대의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본인의 경험에 기반하여 무의식중이던지, 아니면 의식적으로 한 이야기겠죠.



우리 사회의 병영화, 온 국민의 사병화. 박정희가 꿈꾸던 높은 이상이죠.

위 명제에 본인도 모르게 동화되어있던 사람이라면 '썩힌다' 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로부터 자유로웠던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평통 발언. 저는 아주 높게 평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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