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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답지만 슬픈.. 베스트 글 두개 더....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9-03-26 18: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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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522

제목

[★] 아름답지만 슬픈.. 베스트 글 두개 더....

글쓴이

김영선 [가입일자 : 2003-07-05]
내용
(음반추천55) 쇼팽의 녹턴(야상곡) 그리고 가출이야기..



번호: 79009 | 글쓴이: 김영선 | 작성일: 2006-12-01 20:12:25 | 가입일: 2003년 07월 05일 | 조회수: 1331





피아노 음악의.. 피아노 음악만을.. 피아노를 위해 살다간.. 작곡가를 들라면..

피아노의 파가니니라 불리우는 리스트도 있지만.. 피아노의 시인 쇼팽이 떠오릅니다..

쇼팽의 작품은 온통 피아노 선율뿐.. 몇곡을 작곡했는지 알 수도 없을 만큼..

그의 무수히 많은 피아노 작품집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를..





그 동안 들어왔던 경험으로 3회에 걸쳐.. 3개의 피아노 작품집을 소개하고..

나머지를 마지막회에 모아서.. 나름대로의 결정판인 음반전집과 함께 소개합니다..







그의 수많은 피아노 음악 중에 어떤 곡을 먼저 들을까?..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고민되는 사람이 있다면.. 저주없이 야상곡이라 불리우는 녹턴을 들으면 될 것을..

쉽고 감미로워서 누구나 쉽게 친숙해질 수 있는 곡입니다..

사실.. 이 곡을 싫어하기도 어려운^^ 편안한 작품집입니다..



쇼팽의 피아노 음악에는 조국 폴란드 가락이 넘실 거립니다..

어머니가 폴란드인.. 그러나 아버지는 폴란드를 사랑한 프랑스인..

폴란드가 쇼팽을 낳아주었지만.. 쇼팽을 길러준 곳은 프랑스 파리였습니다..

망명.. 파리는 쇼팽을 환대했고.. 그곳에서 조국을 그리며 작곡에 열중할 수 있었던..



그의 보답일까? 확연한 프랑스풍의 작품이 녹턴..

원래 녹턴의 창시자는 존 필드 라는 사람입니다..

쇼팽은 이를 계승하여 더욱 발전된 작품으로 21곡을 작곡합니다..







녹턴이란 본래 옛날 교회에서 밤의 기도문을 낭송하기 전에 행하는 기도의 노래였습니다..

녹턴은 고요한 밤의 정취를 노래한 서정적이고.. 여성적인 섬세하고 부드러움이 특징입니다..



대부분의 곡들이 감상적이고 우수에 찬..

우울하고 가슴 아플 정도로 아름다운 오른손의 멜로디와

쉬지 않고 반복하며 달빛을 쏟아내는는 왼손 반주로 되어 있는..

어느 것이나 다.. 눈물이 날 만큼 달콤한 감상에 젖어들게 만드는..







녹턴은 19곡의 생전의 작품과 2곡의 유작을 포함해서 21곡으로 되어 있습니다.

시디 2장 분량의 음반에 들어가는데.. 일부는 유작을 빼고 19곡이 수록되기도 합니다.

전체 21곡 중에 제1번과 제2번.. 그리고 유작인 제20번과 제21번을 소개합니다..







제1번 bb단조 Op.9-1...

높은 고음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아름다운 피아노의 선율이 가슴을 멎게 합니다..

피아노의 움직임이 꿈길일까? 너무나 아름답고 감미로운 선율이.. 매혹적인.. 깨끗한..

잠자리에서 들으면.. 무한히 꿈속으로 내려갈 것 같은..



제2번 Eb장조 Op.7-2...

녹턴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곡으로.. 피아노 소품집에 단골로 들어있는 곡입니다..

체르니 정도 들어가면.. 피아노 명곡 소품집에서 이 곡부터 연주하게 되는..

귀여운 이슬 방울이 떨어지면.. 이 소리일까? 맑고 투명한 선율이 떨어지는..



제1번을 들으면서 잠자리에서 꿈속으로 떨어졌다면..

제2번은 꿈 길을 하염없이 걷는 여유롭고 귀여운 발걸음입니다..





제20번 c#단조 Op.post...

현악기인 바이올린이나 첼로곡으로 편곡되어 연주되기도 하는.. 잘 알려진 곡입니다..

투정을 부리는.. 잘게 흔들리는 피아노의 선율... 또랑 또랑한.. 한숨이 떨어지는...

유년시절의 한여름 밤.. 바위에 누워 별똥별을 바라보는.. 그런 느낌입니다..



제21번 c단조 Op.post...

오래전 자유게시판에 저의 가출이야기를 3회에 걸쳐 연재했었습니다..

그 누나와의 마지막 헤어지는 장면이 떠올라.. 개인적으로 가장 슬픈 선율입니다..

울컥... 눈물을 훔쳐야 하나.. 비장한 피아노의 선율에 결국..



제21번 c단조의 가출 사연은 예전에 쓴 글을 댓글로 붙여봤습니다..

저에게는 유추해서 사연된 음악이지만.. 어째든 이 곡은 그 사연을 떠올리거든요^^







쇼팽의 녹턴은 잘 알려진 연주자의 연주라면.. 어떤 연주도 좋습니다..

녹턴 자체가 듣기에 편안하고 부담없고 아름다운 서정적인 곡입니다..



단.. 연주자에 따라.. 루바토 라는 것을 쓰는데..

루바토란.. 일정한 리듬 안에서 자유롭게 감정을 이입하는 피아노 기법을 말합니다..

너무 심한 루바토는 과도한 감정이입으로 듣기에 식상함을 주지만..

악보대로 연주하는 것도 무미건조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유명 연주자들의 음반은 대부분 연주자에 따라

독특함을 부분적으로 맛볼 수 있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김영선 2006-12-01 20:12:53



(충격고백) 학창시절 가출했던 부끄러운 이야기 3편(마지막회)입니다..



번호: 203007 | 글쓴이: 김영선 | 작성일: 2005-02-04 18:49:23 | 가입일: 2003년 07월 05일 | 조회수: 653





지금은 아련히 남아 있는 소중한 제 추억입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억을 기억나게 하는 저만의 슬픈 음악이 있습니다..

쇼팽의 녹턴 c단조..





가출했다가 집으로 돌아오기 직전 일했던 곳..

약속... 이라는 룸싸롱..

지금 생각해도 참 건전한 룸싸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웨이터는 술만 나르고.. 호스티스는 술만 따르고...

3월 초부터 집으로 돌아오던 3월29일까지 2주 정도 일했습니다.

생각보다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었습니다.



새벽 2시.. 일이 끝나면 청소하고 자리에 눕는 시간이 새벽 3-4시 정도..

잠자리는 홀안에 테이블을 붙여놓고 자든지.. 쇼파에서 자든지..

석유난로 때문에.. 목이 아픕니다..

잠자리도 편치 않아서 바닦으로 떨어지기 일쑤고...

보통 낮 12시쯤 일어납니다..

게으름 피우다 보면.. 오후 1,2시..

만화를 빌려보든지.. 같이 일하는 형들과 영화를 봅니다..

팁으로 받은 돈으로 다방에서 차도 마시고..

중앙시장에서 맛있는 것도 사먹습니다..



곧이어.. 5시는 다 되가고...

공부가 될 리 없습니다.

2차를 따라 나가는 호스티스는 거의 없었습니다.. 한명 정도 빼고...

저는 그쪽 세계를 지금도 잘 모르지만.. 불가사의 한 일인듯 싶습니다.



호스티스 중에 저보다 6살 많은 여자가 있었습니다.

난 가출 이후에는 꿀리지 않으려고 2살을 올려서 행세했었습니다.

그러니까.. 실제로는 8살 많은 여자.. 25살의..

예명도 있지만.. 성이 진씨라 '진양'이라고 불리웠습니다.

난 왜 그랬는지 말은 편이 놓고 지냈지만 한번도 누나라 부르지 않았습니다.

그냥.. "저기.." 하면서 불렀습니다.



그 진양이라는 누나는 두가지 특징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호스티스 하고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얼굴..

못생긴 건 아닌데.. 좀 촌스럽게 생긴..

또 하나는 이미자 노래를 이미자처럼 불렀습니다.

집이 구미랍니다..

형편이 어려워서 나왔다고 하는데.. 저처럼 가출한 거 같다는 느낌.



저한테 유난히 잘해 주었습니다.

당시 잘해 준다는 건 먹을 걸 잘 챙겨주고.. 많이 보살펴 준..

물론 제가 같이 있은 2주동안 손님을 따라 나간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일한지 일주일쯤 되었습니다..

하루는 누나에게.. 밤에 자다가 쇼파에서 떨어졌다는 말을 했습니다.

오늘 밤부터 당장 자기 집에 가서 자랍니다..

작은 자취방이었습니다.

둘이 누우면 꼭 맞는... 3,4평 정도?

이불도 한채...



그러나 오해는 말기를^^

그 누나는 본격적으로 꼭 친누나처럼 행동합니다..

행동도 스스럼 없고...

일 끝나고 와서 옷도 내앞에서 갈아입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저는 누나라고 부르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그것이 가장 후회스럽습니다.

일주일 간이지만.. 가출 이후 처음 행복을 느꼈습니다.



느즈막히 같이 일어나서 누나는 밥을 해 줬고.

비록 반찬은 중앙시장에서 사온 거지만...

공부하라고 날 억압하기도 했습니다.



일주일 쯤.. 지나서.

저는 정말 아무 생각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누나에게 말했습니다.



누나 한번만 안아보고 싶다구..

누나이니까...

순간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돌아서서 우는 듯 했습니다.

오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이었습니다.



그 누나는 구미에 남동생이 있었고.. 저랑 동갑이랍니다.. 사실은 2살 많은..

5년 정도 못 본 동생...

그 동생을 생각한 거랍니다..



이를 계기로

저는 집에 돌아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실제.. 제 나이도..

가출한 것도 안다고 했습니다..

내일 당장 집으로 돌아가랍니다..



대전역 바로 옆에 있던 고속터미널에서 내일 아침 8시 표를 예매했습니다.

중앙시장에서 내 몸만한 트렁크 가방도 하나 샀습니다.

처음에는 손가방이었지만, 집으로 돌아갈 때는 짐이 이렇게 늘었습니다.

구미 집주소를 물었지만.. 안가르쳐 준답니다..

저는 이런데 삶이 어울리지 않는다나..?

다시는 오지 말랍니다..



싸롱에다가 그날 저녁일을 마지막으로 그만 둔다고 했습니다.

의외로 같이 있던 형들이 반가워합니다..



새벽에...

누나와 일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마지막 밤인데.. 아무 말도 안합니다..

서운했습니다..

여러가지 생각으로 잠이 들지 않아서 뒤척였습니다.

깜박 잠이 들었습니다.



소리가 들려서 눈을 떠 보니.. 6시..

누나는 밖에서 밥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 동안 아침을 먹은 적이 없었습니다.. 정오쯤 일어나니...

내가 간다고 아침을 하나보다.. 생각했습니다..

쉴세없이 이어지는 칼질소리..

모르는 척 누워있었습니다.



7시쯤..

밥먹고 가랍니다..

밥상이 들어옵니다..



난 식당에서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간 음식이라는 걸 한 눈에 알아 보았습니다..

특별히 많이 간 건 아니지만.. 사 온 반찬이 아닌..



지금도 그 반찬들이 기억납니다..

콩나물무침..

김..

계란말이..

무슨 나물인가..

방금 한 밥...

그리고..

소고기무국.. 도마에 대고 썬 무가 아닌.. 들고 빗겨 썬..

지금도 소고기무국을 보면.. 생각납니다..



젓가락을 들었지만..

밥상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누나는 여전히 태연합니다..

물만 조금 마시고.. 다 먹었다고 했습니다.

누나는 더 권하지 않았습니다.



터미널로 갔습니다.

저는 버스에 올랐고...

누나는 버스 떠날 때까지..

창밖에..



버스가 홈에서 후진을 하며..

출발을 준비합니다..

순간 나는 언뜻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누나를 보았습니다.

뛰어 내리고 싶었습니다.



서울에 도착하는 2시간 동안 미친듯이 울었습니다.

세번째 눈물..

옆에 아저씨가 힐끔힐끔 쳐다보지만 멈출 수 없었습니다.

2시간 동안 누나라고 속으로 불러 보았습니다..



1979년 3월29일 오전 10시경...

당시.. 서울역 옆에 있는 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가출을 끝냈습니다..







***********************************************





(음반추천56) 쇼팽의 슬픈왈츠 & 이별왈츠 그리고 친구와의 이별..



번호: 79010 | 글쓴이: 김영선 | 작성일: 2006-12-01 20:14:18 | 가입일: 2003년 07월 05일 | 조회수: 667





쇼팽의 녹턴은.. 누구나 쇼팽 음악을 즐기기 위해서는 먼저 통과해야 하는 관문입니다..

그리고 진정 쇼팽 피아노 음악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다면.. 왈츠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왈츠는 춤곡입니다..

슈트라우스의 왈츠는 건강한..

그래서 왈츠에 맞추어 빙빙 돌아가는..

슈트라우스의 왈츠는 흥겹고 화려한 축제를 생각하게 하는..



그러나 쇼팽의 왈츠는..

화려함과 우울함이 함께 있는..

춤곡이면서 춤을 출 수 없는.. 어떻게 춤을 추라고 만들었는지.. 모를..

쇼팽의 왈츠는.. 아니, 피아노를 위한 왈츠는.. 단지 왈츠의 리듬과 형식을 빌렸을 뿐..

음악의 형식일 뿐.. 쇼팽의 왈츠는 작품일 뿐.. 우아하고 격조높은.. 그런데도 왈츠라는..



쇼팽의 왈츠는 모든 작품이 시적이고 기품이 있고 또 아름답고도 화려해 보입니다..

그러나 그 밑바닥에 흐르는.. 슬픔의 가락이 강물처럼 흐르는.. 그런..







제3번 a단조 "슬픈 왈츠"는...

슬픈 영화의 한 장면을 보면 들려올 것 같은 우수에 찬.. 그런 선율이..

가슴 저미게 하는.. 쇼팽의 피아노 선율에는 묘한 마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전혀 강요하지 않고 속삭이기만 하는데도.. 어느새 우리의 가슴을 적시는..

그래서 그 슬픔을 가슴 속에 깊이 숨겨두려는.. 가슴을 두드리는 선율에..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잊혀진 옛친구가 생각나서.. 괜히 울어야 할 것만 같은..



아래.. 댓글로 친구에 대한 사연을 수필로 적어 놓은 글을 옮겨 봅니다..







제9번 Ab장조 "이별 왈츠"는...

슬픔의 이유를 알려주는 듯 합니다..

한 여인에게 사랑을 느낀 쇼팽은 그 여인에게 청혼을 합니다..

그러나 둘이는 사랑했지만.. 신분의 차이로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

쇼팽은 프로포즈를 하며 이 추억의 왈츠를 작곡해 그녀에게 바칩니다..

헤어짐에 그녀도 마음이 아팠을까? 그녀는 이곡을 '이별의 왈츠' 라 하여..

오랫동안 귀중하게 다루었다는..



그러나 이 곡에는 이별의 슬픔보다는 감미롭고 감상적인 느낌입니다..

피아노의 선율이 어쩌면 저렇게도 투명하게 아름다울까.. 싶은..







쇼팽의 왈츠는 20여곡을 작곡했지만.. 주로 14곡의 형태로 정리됩니다..

시디 1장 분량의 작품으로.. 가장 쇼팽적인.. 가장 독특한 개성이 보여지는..

조국을 그리워하며.. 마음아파 했던.. 그의 마음이 녹아들어 있는 슬픈 작품입니다..









김영선 2006-12-01 20:14:42



(가출이후) 친구에 관한 저의 비굴한 이야기입니다..



번호: 204103 | 글쓴이: 김영선 | 작성일: 2005-02-14 09:27:41 | 가입일: 2003년 07월 05일 | 조회수: 745







가출 이후.. 기억나는 친구에 관한 비굴한 저의 이야기입니다..



집으로 돌아온 저는 바로 검정고시 학원에 등록했습니다.. 등록은 4월.. 시험은 8월..

종로1가 한일관 이라는 식당옆에 있던 검정고시 학원.. 금자탑학원..



사실.. 1년 동안의 가출은 저의 환경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왠지 예전 친구들과의 만남을 스스로가 허락치 않았고..

대부분의 대인관계를 기피하는 현상으로...



공부한다고 책이 손에 잡힐리 만무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이미 고등학교에 입학 했을텐데... 열등감..



저는 그 학원을 다니면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만 가장 숨기고 싶은 과거가 있는 줄 알았는데..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엄청난 삶의 무게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야 호사스럽게도 내가 선택한 삶의 무게였지만.. 그들은 달랐습니다.

요즘 검정고시는 내신을 위한 편법으로 선택하지만..

그 당시에는 대부분이 처절한 몸부림이더군요..



물론 때로는 소위 말하는 비행청소년도 있었습니다.. 저와 같은..

학교에서 퇴학당하고 부모에게 떠밀려 온 사람들..

청소년인 그들은 늘 술과 담배.. 연애.. 음성적인 행동들..

그러나 대부분은 아니었습니다.



고아...

가난...

불우한 그들 앞에서 저는 별로 할말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아주 가깝게 지내던 친구가 생겼습니다..

불우한 환경.. 그래서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어려서부터 생활전선에서 일해만 했던 친구입니다..



국민학교 밖에 졸업하지 못한 그는 저보다 한살 많았고..

그럼에도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싶어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수업을 마치고 학원 도서실에서 공부할 때

졸면 제가 옆에서 깨워 주었고.. 무척이나 고마워했습니다.



그 친구는 조는 게 당연했습니다.

새벽에는 신문을 돌렸고.. 늦은 밤에도 잠깐 무슨 일인가를 했으니까요..



그 친구와 학원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 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저는 별로 공부를 열심히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당시 모의고사 성적으로 봤을 때.. 저는 합격이 넉넉했기 때문이었거든요..



제가 도서관에 있었던 건 그 친구를 돕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친구는 전혀 중학교 공부를 해보지도 못했고..

1년만에 시험을 준비하려고 하니 무척 힘들어했습니다.



더군다나 학비 마련과 생활을 위해

새벽에는 신문배달.. 밤에도 일을 해야하는..



저는 그 친구와 인생을 논하기도 했습니다..

개똥철학... 그렇지만.. 진지했습니다..



검정고시 시험날이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집안의 여러가지 형편 때문에 시험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는 이 다음에 어른이 되어서 만나자고 하더군요..



뭐라고 별말도 못해보고 그 친구와 헤어지고 말았습니다.

다음해에 저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고..

그 친구를 잊은 채 학교생활에 바빴습니다.



5월의 어느 주말에 학교 친구들과 함께 시내에 놀러 나왔습니다.

학원이 있던 종로1가 농협 앞이었습니다..

비가 오는 거리를 둘씩 우산을 받쳐들고는 즐거워하는데....



그런데 저편에서 누군가 나를 자꾸 쳐다봅니다..

긴 머리에 허름한 옷차림.. 그 친구였습니다.

나는 순간 어찌해야 할지를 몰라 당황했습니다.



학교친구들 앞에서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 같습니다..

나는 짧은 학생머리에 교복을 입고 있는데...

그만... 외면하고 말았습니다.



순간 그 친구의 표정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반갑게 다가서다가 내가 얼굴을 돌리자 너무 실망한 표정을....

스쳐 지나가다가 뒤돌아 본 그 친구의 뒷모습은 너무 쓸쓸해 보였습니다.



저 나쁜 사람이죠??

벌써 25년 전 일이네요..

그 친구를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용서를 빌고 싶습니다.



그 일 후에..

당시 학생잡지였던 학생중앙에

이 내용을 보내서 실리기도 했습니다..



어른이 되어서 만나자고 했던 그 친구의 말이 떠오릅니다..

내 가슴의 죄스러움을 풀기 위해서라도 꼭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쇼팽의 "슬픈 왈츠"곡을 듣다보면, 문득 그 친구가 생각나곤 합니다..



그리고 그 친구가 선물한..

우정에 대한 수필들이 실린 오래된 책에 손이 가곤 합니다. .

"친구여 내 친구여" 수레 출판사, 피천득 외 (자유자료실에..)

지금.. 책장을 들추어 보니.. 그 친구가 쓴 문장이 보이네요..





벗에게



좋은 친구가 되도록 노력할께.....



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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