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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 내글 중 제일 베스트라고 생각하는 글..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9-03-26 18:32:07
추천수 1
조회수   465

제목

[★] 예전 내글 중 제일 베스트라고 생각하는 글..

글쓴이

신준철 [가입일자 : 2006-10-18]
내용
쩝..호응도는 없었지만..그래도 맘먹고..조심조심 쓴글이라서..애착이 갑니다.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을 들어본 적은 없지만 좋은 노래일거 같습니다.



저는 92학번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갓 직장을 잡을 무렵이 98년말~99년초 IMF의 전성기였죠....기억들 나시겠지만 다들 살려고 아둥바둥했었죠.저도 그랬구요...



모두 시골에서 올라온 가난한 집 자식들이었고 이래저래 무거운 짐들 지고 있었지만...한 친구는 좀 다른 미래를 설계하더군요. 과감히 영화쪽으로 길을 택한 친구가 있었습니다..영화에 인생을 걸겠다던 친구가 얼마나 부러웠던지요.



몇몇 놈들이 홍대앞 허름한 술집에서 모여서 도원의 결의를 하고 각자의 첫월급에서 60만원씩을 각출해서 4백 좀 안되는 소니 무비카메라 한대 사줬습니다. 성공해서...기왕이면 엄청 야한 영화찍고..그거 찍을때 불러라 뭐 이런 농담을 하긴 했지만 술자리는 숙연했습니다.



그때는 다들 정사원이 아니라 인턴인가..뭐 그런 계약직 비슷한 자리에 다니고 있었는데..그게 월급 50만원 받는 직장도 있었고 백만원 받는 직장도 있었고 뭐 아무튼 그랬습니다. 저야 운 좋게 좀 여유가 되었지만 몇몇 넘은 그거 내고나서 생활비 빌리러 다니곤 했죠.



그후에 우리들은 나름대로 여기저기 동네북처럼 얻어터지고 찌들려 살면서 지금까지 왔고...그 중 하나인 그 친구도 영화판에서 전전(아니 고전)하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배고픈 인생을 계속해가고 있습니다. 가끔씩 그 친구가 만든 영화가 TV단편 영화코너에 나오고 그러더군요.



한번은 그친구가 드디어 초호화캐스팅 "빗방울 전주곡"이란 영화를 완성했습니다. 2003년도인가요. 초호화캐스팅...주연남우가 "와이키키 브라더스"에 나온 박원상씨..주연 여우가 "집으로"라는 대박 영화에 꼬마의 엄마로 잠깐 나오신 분. 두분 다 노 개런티로 출연하셨더군요. 부산 영화제에서 단편부문 초청작이었던가 그랬습니다. 그 뒤 몇군데 단편영화제에서 개봉했던걸로 알고있습니다만..



그 영화보면서 참 많이 울었습니다. 그 친구가 영화를 통해 하겠다는 꿈이 어떤건지 보여서 그랬을겁니다. 그 꿈이라는게....ㅎㅎㅎ 말이 어눌하고 술먹으면 얼굴빨개지는 친구라서 그 넘한테 직접 듣는거보다 영화로 보면서 깨닫는게 더 실감나더군요. 영화는 IMF 이후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노동자의 이야기를 다룬거였죠. 친구한테 미안하지만 별 재미는 없었을겁니다...근데 마지막신에 그분들의 시위장면을 넣어놓았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군요. 친구넘한테 안들키려고 숨어서 울었습니다만...

암튼 주책스럽게 울었습니다.



지금도 포탈에서 최헌규 감독의 빗방울 전주곡 이런 걸 치면 나올겁니다.



그 후로 그친구의 삶도 그리 쉽지는 않았던것 같습니다. 영화판 여기저기 쫓아다니면서 돈 좀 모으면 구상했던 작품한다고..근데 그 바닥이 저임금으로 유명하지 않던가요...그러다 작년엔가 영상제작하는 회사 차린것 같은데 그리 잘 되는것 같지 않고..



지금은 그 친구가 미완성 작품을 하나 들고있습니다. 언제 세상에 나올지는 모르겠습니다. 다큐멘터리죠. 유시민씨가 대구에 출마하는걸 보고 그 무작정적인 스토리와 대구의 반응이 궁금해서 카메라 들고 무작정 내려가서 졸졸졸 따라다니면서 취재한작품이죠. 공식적으로 대 놓고 한게 아니라 설움도 많이 받았지만 선거기간 내내 여관방 잡아놓고 카메라들고 꿋꿋이 여기저기 뛰어다니더군요. 지금.저라면 제돈 써가면서 그런거 할 용기가 이제는 나지 않습니다만... 그나마 도움준게 마침 처가집이 그쪽이라 인터뷰할 사람 찾을때 같이 찾아봐주었죠. 덕분에 인터뷰한 친구는 선거 뒤에 열린 결혼식 동영상을 공짜로 찍었습니다...



그 다큐멘터리는 아직 미완성이고 언제쯤 볼수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보게 된다면 저한테는 아죽 특별하고 주관적인 내용으로 다가올거 같습니다... 다큐멘타리에 담긴 친구의 숨결과 땀방울을 느낄수 있으리라고 보는거죠. 그때는 울지않고 담담하게 보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어제 여기 게시판을 뒤져보다가 누군가가 유시민씨 경북대 강연자료를 일부 올리셨더군요.유시민씨가 경북대에서 강연도중 말한 "멜라민 돌발영상" 관련 내용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그 친구 생각도 나고 뭐 요즘 생각이 복잡하다보니 좀 길이 엇나가서 이런 글을 올리게 됩니다.



동영상으로 보니 유시민씨도 아주 건강하게 옛날 모습을 찾은거 같아서 반갑구요. 그리고 그 친구넘도 잘 살꺼고 저도 잘 살고 있고 여러분들도 다들 잘 살꺼라고 생각합니다. 어렵지만..이런저런 희망들 많이 안고 많이 나눠주고 살아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 친구가 만들게 될 좋은 영화가 그 희망이 널리 퍼지는데 큰 역할을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빗방울 전주곡이라는 음악도 희망을 주는 음악이겠죠. 뒤져서 구해봐야겠군요. CD있으신분 선물하실 생각있으시면 연락주시죠...ㅎㅎㅎ



말이 너무 여러방향으로 튀었네요. 요즘 일이 없어서 널널하니 별의 별 생각이 다나서리...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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