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글을 전문으로 쓰고 있지만..
제가 한때는 바른 글도 쓰곤 했드랬습니다 -,-

그리운 고국을 떠나와서는..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연재를 이어가지는 못하지만 ㅠ.ㅠ

와싸에서 글을 쓰면서
개인적으로는 나름 소중한 시리즈 글입니다..

(음반추천148회)까지 연재를 했었는데..
가장 아끼는 글 중에 하나입니다..

운영자께서 해외배송의 압박 때문에
당연히 뽑을 생각도 안하겠지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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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추천103) 지상에서 가장 슬픈 실황음반.. 디누 리파티..

번호: 79713 | 글쓴이: 김영선 | 작성일: 2006-12-17 20:05:56 | 가입일: 2003년 07월 05일 | 조회수: 1398

지난해.. 이 음반을 들으며.. 이 글을 쓰다가.. 3번이나 눈물을 쏟았던..
7번트랙.. 모짜르트의 피아노소나타 8번 1악장이 시작되면서 울컥..
10번트랙.. 슈베르트의 즉흥곡 제3번이 시작되면서 또 다시 눈물이..
15번트랙.. 쇼팽의 왈츠 제7번은 더 이상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죽음을 앞둔 시점이라.. 최상의 연주가 아니라..
그냥 듣기에는 슬픔의 감동이 덜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당시 백혈병으로 죽어가는 천재 피아니스트 디누 리파티의
구구절절한 애절함을 상기시킬 수 있다면.. 그 감동은 달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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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누 리파티의 백조의 노래.. "브장송 페스티벌" 실황음반..
지상에서 역사상 가장 슬픈 실황음반.. 괜히 글을 썼나 봅니다..
음반을 들으며.. 이 글을 쓰며.. 복받쳐 오르는 슬픔과 눈물..

디누 리파티.. 이름만으로도 눈물짓게 하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루마니아의 천재 피아니스트.. 33세에 백혈병으로 요절한..


숲과 계곡으로 둘러쌓인.. 프랑스의 작은 도시.. 아름다운 브장송..
1950년 9월 16일.. 브장송 음악제가 열리고.. 무대에 선 리파티..
창백한 얼굴.. 힘겨운 걸음.. 뜨겁게 환호하는 관중들은 울음을 참고..

모든 사람들이 말렸습니다..
이미 백혈병 말기로 탈진한 상태였고..
연주는 커녕.. 임종을 맞이해야 할 시기였기 때문에..



숨죽이며 바라보는 관중들.. 애처로움..
죽음을 앞둔 리파티는 피아노 앞에 앉아 있기도 힘든..
기도하는 마음으로 연주회장에 앉아 있아 피아노의 음색을 확인하고..

이윽고.. 바흐의 파르티타 제1번 전곡을 연주하기 시작합니다..
바흐를 가장 위대한 음악가로 여겼던 리파티가 바흐를 선택한 것은 당연한..
바흐를 동경했고.. 바흐의 경건함을 달라고 기도했던.. 하나님을 향한 기도였을까?

평생.. 이렇게 아름답고 슬픈 피아노 선율이 있을까?
모짜르트의 슬프고 아름다운 피아노 소나타 제8번의 영롱한 선율..
리파티가 연주하는 모짜르트의 피아노 선율은 너무나도 맑고 영롱한..

또 다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슈베르트의 즉흥곡 제3번과 제2번을 연주하는..
분산화음으로 화려하게 펼쳐지는 아름답고 화려함 뒤에 그림자가 드리우는..
서글픔 때문에 가슴이 아파.. 더 이상을 음악을 들을 수 없는.. 그런..



디누 리파티..
그의 몸은 얼음장처럼 차가워져 가지만..
그의 뜨거운 열기는 슬픔을 복받쳐 오르게 하고..

드디어.. 하이라이트..
쇼팽의 14곡의 왈츠 전곡을 연주하는..
그러나 끝내는 완성하지 못하고 혼절한..

관객들과 약속을 지키려 했지만..
세속적인 가슴에 담기에는 그는 너무 순결한..
이 세상이 아닌.. 저 세상에서 완성하지 않았을까? 싶은..


쇼팽의 왈츠 14곡은 1번부터 14번까지 정해진 배열이 있어서..
음반이든.. 연주회든.. 대부분은 그 정해진 배열대로 연주하게 되는데..
리파티는 남겨진 음반에도 그렇지만.. 연주회장에서도 그만의 독특한 배열로 연주하는..

시작은 제5번 곡으로 시작하여 제2번 곡으로 마치는..
리파티는 혼신의 힘을 다하여 왈츠를 연주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결국.. 13곡을 연주하고.. 마지막 남은 제2번 곡을 연주하지 못한..

왈츠 연주.. 한곡 한곡이 지날 때마다.. 리파티는 힘에 부치기 시작하는..
그러나 거기까지도 기적인.. 말할 수 없는 감동과 서러움이..
하나님의 그에게 은총을 베푸신 것은 아닐까?



왈츠 제2번 마지막 곡을 앞두고..
힘에 겨운 리파티의 선택은 의외로 바흐였습니다..
이제 한곡 밖에는 연주할 수 없음을 알았을까? 신기하게도..

리파티는 평소에 바흐의 칸타타를 즐겨 들었고..
그 유명한 "예수는 인간의 소망 되시니"를 직접 피아노로 편곡하여 연주하는..
아쉽게도.. 프로듀서 월터 레그는 너무 감동이 되어 녹음 버튼을 누르지 못해서..

모짜르트 스페셜리스트 클라라 하스킬같은 천재 피아니스트가 부러워한 천재..
영혼의 울림을 투명하게 연주하는.. 자신의 신앙고백과도 같은..
디누 리파티의 마지막 연주는 하나님께 기도로 올리고..

뜻밖의 바흐음악 연주에 관객들은 그 아름다움에 도취되고..
전통제의 약효가 사라지는 듯.. 손가락의 기운은 빠져나가고..
그러나 순결한 아름다움은.. 초인적인 힘은 사라지고.. 끝내..




위의 글로 설명한 디누 리파티의 백조의 실황음반 "브장송 페스티벌" 입니다..
재발매 되어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음반으로.. 모노 녹음이지만 듣기에 부족함은 없습니다..
관중들과 호흡하는 실감있는.. 가장 소장가치가 있는 귀중한 실황 음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