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이었습니다.

길을 가는데 그닥 넓진 않은 길이었습니다.

맞은 편에서 마주 오던 차가 서서히 서행을 하면서 저를 스쳐가는데 운전석쪽 백밀러가 제 왼쪽팔과 툭 부딫혔죠.

전 저도 모르게 '아'하고 소리가 나왔습니다. 차는 서서히 가던 길이었지만 순간적으로 놀라기도 했고 조금 아프다는 느낌이 들었는지 소리가 나데요.

차는 조금 더 가다가 멈춰서고 운전자는 창밖으로 머리를 내미는데...핸드폰으로 통화중이었더구만요.

저는 창밖으로 머리를 내밀 때 제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는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열심히 자기 차 백미러만 만지작거리는겁니다. 아 놔...

이 냥반이 아주 개념이 안드로메다더만요.

골목길에서 보행자와 차가 부딫혔는데 자기 차를 먼저 보다니...참 나 어이가 없어서.

전 뒤로 가서 낼롬 핸폰을 꺼내 차번호를 찍었습니다.

그제서야 상황파악이 되었는지 얼른 전화를 끊고 차에서 내려 제게 다가오면서 죄송하다고. 어디 다치신데 없냐고 물어보더군요.

제가 부딫힌데 말고 다른쪽 공간을 보니 오토바이 두대는 지나갈 정도로 널럴한 공간이 있었는데 아마도 전화통화하느라 저와 부딫힌듯해 보였습니다.

차사진을 한장 더 찍고는 전 아무말 없이 대꾸도 안하고 뒤돌아 가버렸습니다.

그러자 그 차주인은 헐레벌떡 뛰어와서 다시 다치신데 없냐고 물어보며 왜 사진을 찍냐고 물어보더군요.

제가 대답했죠.

'백밀러가 중요합니까, 사람이 중요합니까. 사람하고 부딫혔음 먼저 내려서 사람 안다쳤나 보셔야죠. 그리고 운전중에 전화통화하다가 부딫힌건 누구 잘못이에요? 나중에 아프면 경찰에 신고할께요'

이 아저씨...얼굴이 하애지면서...

'에고...선생님, 죄송합니다. 사람하고 부딫힌줄 몰랐어요. 죄송합니다. 연락처 하나 주세요. 아프시면 연락 주시구요'

'서행하다가 부딫혔는데 아프기야 하겠어요. 걱정마시고 갈 길 가세요. 나중에 아프면 경찰에 뺑소니로 신고할테니 걱정마시구요'

'아...왜 그러세요...정말 아프시면 병원 가시구요. 죄송합니다...'

'아. 진짜 안 아프다니까요. 그러게 왜 처음부터 사과부터 하시지 왜 백밀러부터 살펴보세요...경찰에 신고 안하니까 걱정 마시구요, 정말 아프면 밤에 파스 한장 붙이고 잘께요. 가시던 길 가세요...'

'정말요?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네...다음엔 골목길에선 아이들도 있으니까 운전 조심하세요...안녕히 가세요'

하고는 전 제 갈 길 갔는데...

한참을 가다가 뒤를 돌아봤는데 그 냥반 저만 쳐다보고 갈 길을 못 가더만요...



잘못은 그 사람이 했는데.

장난식이었지만 제가 좀 심했었나봐요. 그런데 정말 백밀러부터 만지는데 순가 확 돌드만요...ㅡ,.ㅡ

사람 좀 보고 건드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