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무상성을 철퇴하려면 반드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런 유의 도전의식은
꼭 의지와 병립되는 건 아니며, 그렇다고 그들이 따로 다른 방향의 추이를 전개해 나가지
도 않는다. 무상함을 인지하는 건 우리의 정신의 감각이고 그것은 나무를 응시하기 보다는
숲을 관망한다. 무상함은 이를테면 전체요, 일체이다. 우주가 지양하는 목표는 끝없는 카
오스와 생성의 반복 사이클인데, 우리는 생성에 너무 큰 의미를 두고있다. 의의가 꼭 학문
의 중심에 위치할 필요가 없을진저 왜 우리는 체계를 설정함과 동시에 일정한 패턴을 개설
하여 거기에 파고드는가? 즉심즉불이라 하였다. 마음이 곧 부처인되 우리는 인위적인 시뮬라크르를 창조한 채 그것만이 철리哲理라고 개명하는가? 구도자는 본색이 유有에 집착하지 않으며 무를 탐구하는 데 오랜 공을 들여야 한다. 평생을 학문에 매달린 어느 현자가 자신은 결국 아무 것도 모른다고 말했듯이 진리를 찾으려 하면 끝이 없고, 진정한 진리는 침묵 속에서 함구된다. 청진한 생활이 곧 믿음이요, 진실하고 최고로 만족스런 생활이다. 욕망을 버리고 자기의 처지에 대해 만족하라. 어떤 처지에 있든 만족하면 그 자리에서 극락불토의 일가를 이룰 수 있다. 자고로 무상함이야말로 지고의 진리가 아닐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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