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해안의 굴곡을 바라보고 있을 동안
한 집 두 집 불이 켜지기 시작했고,
다음에는 언덕 뒤에서 달이 떠올랐다.
달아오른 돌처럼 노랗고 둥근 보름달이었다.
나는 그 달이 어둠 속에서 자리를 잡을 때까지
눈 한번 떼지 않고 밤하늘로 솟아오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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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선배가 하는 서점에서 만난 친구가 새해 책선물을 한다기에
폴 오스터의 장편소설집 '달의 궁전'을 골랐습니다.
얼마 전 영훈님이 올리신 이 소설의 시작 부분이 떠올라
첫 장을 펼쳐보았는데,
역시 흡입력이 강할 것 같은 소설로 다가옵니다.
위의 글은 역자 후기 중에서 따온 것으로
마치 한 편의 산문시를 읽는 것 같았습니다.
첫 대목도 그렇고, 위의 글도 그렇고
시적 감수성 없이는 나올 수 없는 문장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폴 오스터의 이력을 보니 고개가 끄덕였습니다.
그는 시집을 낸 적 있는 시인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읽어야 할 책들은 많은데
정신은 무뎌지고
몸은 게을러지니...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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