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행복한 시간이 언제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침실의 오디오로 음악을 듣거나, 음악을 들으며 책을 보는 시간이라고 말하고 싶다.
퇴근 후 따듯한 물로 샤워를 하고, 새 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 듣는 도탑고 포근하며 촉촉한 음악소리..
하루의 피로가 눈 녹듯이 사라지고, 내 안의 부드러움과 따듯함이 차오르는 느낌을 받는다.
세상에서 부딪치고 마모되어 날카롭고 거칠어진 나를 회복 시키는 시간이랄까?
...
지금의 소리도 충분히 만족스럽지만,
혹시나 모를 더 좋은 소리를 찾아 모 오디오 샵을 방문했다.
일단 내가 어떤 사운드를 좋아하는지 몰랐고, HI-FI의 세계를 엿보고 싶은 마음에 찾아간 곳..
몇가지 스피커를 들어보면서
나는 현대적인 명료하고 극단적으로 투명하며 음의 분리가 도드라진 소리가 아닌
역시 두툼하고, 포근하며 부드럽고, 따듯한 소리를 좋아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처음에는 중립적인 스피커에 Aura Note 같은 기능적인 제품을 구입하려 했는데..
샵의 실장님이나 아시는분들이 추천을 하지 않으시길래 고민을 하게 되었다.
기능적인 제품이 아닌 적당한 북쉘프에 입문용 앰프와 소스기기를 구입해야할까?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상위기종의 다른 스피커를 들었보았다.. 소리가 달라졌다.
입문용 앰프에 물려도 소리가 확실히 좋음을 막귀인 나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결론을 내렸다. 앰프나 소스기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스피커만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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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명문 스피커 브랜드인 ProAc의 최고급 북셀프 Response D Two..
중저역은 도톰하니 부드럽고 평안하고, 고역은 적당히 투명하다..
현대적인 사운드와 정반대의 소리.. 사실 지금 가지고 있는 인켈과 성향이 매우 비슷하다.
차이라면 고역은 좀 더 섬세하고 부드러우면서 중저역이 자연스럽고 도탑다는 것..
집에 도착하자마자 스피커를 연결하여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기존의 인켈 스피커 소리와 성향이 너무 비슷하여,
차라리 B&W 나 PMC 처럼 중립적인 스피커를 살껄 그랬나.. 싶었는데
포근하고 따듯한 음악 소리를 듣다보니 그런 생각이 사라진다.
현재도 좋지만, 나중에 스피커 스탠드를 세우고, 앰프를 바꾸면 더 좋아질테니까.. 기대도 된다..
이 녀석은 정말 정말 오래오래 함께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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