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은 국가가 복수심에 불타는 피해자들을 위하여 또다른 살인을 저지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형벌이 응징에만 목적을 둔다면 복잡한 형법 필요없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기원전의 함무라비 법전을 그대로 인용해도 되겠죠.
사형제라는 초법적 권력으로 그간 얼마나 많은 살인을 저질렀습니까?
인혁당 사법살인이 벌어진 지 몇십년이 채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누명이 벗겨지지도 않은 채 죽어간 영혼들은 또 얼마나 있을까 상상만 해도 끔찍하네요.
당신 가족이 피해자라면 어떨까라는 분에게 반문하고 싶습니다. 당신 가족이 억울하게 사형을 당한다면 어떻겠냐구요.
판사의 재량권, 심증, 정황증거, 허위진술, 증거의 조작 가능성 등 불완전한 인간에 의해 이루어지는 형사절차는 현재로선 허점이 너무 많습니다.
이번 군포 살해범처럼 명백한 살인마라 해도 사형엔 반대합니다.
사형은 형벌의 본디 목적인 교화와 사회보호와도 동떨어진 극단적인 방법입니다.
사형집행을 통한 사회적 위하력도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게 정설입니다.
전세계적으로도 사형폐지 국가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물론 살인 피해자 가족의 처참한 심경은 이해가 가지만 사형으로 그 가족들의 아픔이 과연 치유가 될까 의문입니다.
사형제로 또다시 끔찍한 살인을 반복할 필요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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