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공게시판에 욕을 하면 안 되니까 욕을 하진 않겠습니다. 하지만 아래 경찰 탓만 하지말라는 글을 보니 욕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네요.

철거현장에 가보신 적이 있나요? 전 철거현장을 두어 번 봤습니다. 이야기는 꽤 많이 들었고요.



사람의 가치는 다 똑같을까요? 도덕적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론 그렇지 않습니다. 솔직히 까놓고 이야기하죠, 이건희와 이 글을 보는 본인의 가치가 동일하다고 생각하세요? 아마 대부분의 분은 그렇지 못하다는 걸 알 겁니다. 아니라고요? 바닷가에 드럼통으로 기름 한 통만 부어보세요. 알게될 겁니다. 사람의 가치가 다르기에, 사람의 가치를 동일하게 만들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노력하는 거죠.

사람의 가치는 돈과 연관됩니다. 국가가 국민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도 생물처럼 돈을 먹어야 움직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움직이는 에너지원인 돈, 세금을 내는 국민만을 국민으로 대우합니다.



철거민은 거주할 곳조차 제대로 없어서 쫓겨나는, 세금을 전혀 또는 거의 내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같은 가치를 지닌다고 인정하거나, 같은 가치가 있도록 사회가 도와줘야한다고 믿는 정부라면 철거민을 불태우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그렇지 못하죠. 그리고 이명박의 선배인 김영삼, 전두환, 노태우 모두 그랬죠. 철거민이 화염병을 준비했다. 맞습니다. 잘못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애들과 길바닥에 내앉지 않으려고 그들이 할 수 있는 저항으론 뭐가 있을까요? 조선일보 통광고를 내나요?

테러진압하는 부대를 철거민에게 보낸 것도 문제지만, 전 용역깡패를 사용하는 정부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경찰과 깡패가 한 팀으로 움직입니까? 깡패같은 거 없애라고 세금내는 거 아닌가요? 깡패랑 손잡고 작전 수행하라고 돈벌어 세금 내나요?



철거 현장도 그때 그때 다르겠죠. 하지만 제가 본 현장에는 먼저 장애인 깡패가 투입됩니다. 다음으론 완전체 깡패가 투입됩니다. 경찰은 마지막에 정리만 합니다. 한번은 깡패가 철거민 아줌마의 몸빼 바지를 벗기고 노란 연탄(다 타고 남은 찌꺼기. 부서지지 않은 건데 이것도 연탄재라고 하나요?) 한 장을 질에 박아넣었습니다. 이수역 사거리에는 사당의원이라는 아주 훌륭한 병원이 있습니다(지금은 모르겠네요). 원장님이 힘없는 사람들에 자원봉사활동을 했습니다. 그 병원에서 연탄을 빼는 수술을 했습니다. 이런 깡패가 경찰과 한 편인 거죠. 1995년인지 1996년인지 가물가물합니다. 아무튼 10여 년 전 철거민 한 명이 분신자살했습니다. 그 시체는 '압수'당했습니다. 참혹한 시신이 다른 이들의 감정을 고조시킬 수 있기 때문에, 경찰에 압수당해 화장된 재로 돌아왔습니다. 유가족은 고인의 시신을 돌려달라고 울부짖었지만, 화장이 끝날 때까진 소용없습니다. 이런 야만 행위가 벌어지는 곳에서, 어떻게 철거민 잘못은 없냐고 욕을 할 수 있을까요?



이번 현장에 가보진 못했지만, 용역회사 직원이 아래부터 위로 처올라오면서 불붙인 타이어를 올려보냈다고 하네요. 인종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을 무렵 남아프리카에선 타이어 처형이 유행이었죠. 사람에게 타이어를 씌우고 불을 붙이는 겁니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불이 안 꺼지기 때문에 가장 잔인한 처형법으로 사용되었던 거죠. 타이어에 불을 붙여 던지는 회사에 하청을 주는 국가의 정체는 도대체 뭡니까? 아주머니의 바지를 벗기고 질에 연탄 한 장을 박아넣는 깡패를 고용하는 국가기관의 정체는 도대체 뭡니까? 사람의 시체를 빼앗아 강제로 화장해버리는 국가기관의 정체는 도대체 뭡니까?



그리고 그런 국가기관만 욕하지 말고 철거민도 욕하라는 당신의 정체는 뭡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