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은 오래 전부터 가족단위로 한 달에 한 번은 영화관, 한 주에 두 번은 DVD 대여, 한 주에 두 딸이 빌리는 만화책은 10여권 정도 이용해왔습니다. 영화, 음악, 만화 모두 다운받을 수 있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최근에 하나 남은 대여점(용인 죽전 홈플러스 부근)의 배짱 장사로 더 이상 빌릴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작은 딸이 약간 소심한데, 찾는 만화책이 없어서 머뭇거리는 것을 '대여점 사람들은 너를 도와주기 위해 있는 사람이야'하면서 등을 떠밀었습니다만... 두 번이나 애라고 무시하고 뒤에 온 어른 것부터 해줍니다.
"왜 애 말을 씹죠? 애가 두 번이나 물어봤는데도요."
(여주인은 잠깐 힐긋보고는 계속 모니터 보면서 대답합니다. 계속 쭈욱~)
"제가 뭐요? 기억 안나는데요?"
"얘가 000라는 만화책 어디에 있냐고 물어봤잖아요"
"그거요. 바쁘면 그럴 수도 있죠. 지금 뭘 원하시는건가요? 애에게 사과라도 하라는 건가요?"
(언성이 높아지면서 대여점 남편이 나섭니다)
"손님 바쁘니까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이해하세요"
"선생님은 밖에서 가족이 그런 대접을 받았을 때에 그냥 넘어갑니까?"
"........"
(여주인 신경질적으로 모니터를 쳐다보면서 대답합니다)
"아 미안해요. 됐죠?"
그냥 발끊고 그 방향은 처다보지도 않기로 했습니다. 불황으로 고생하는 대여점 분들이 있는 반면에 살아 남아서 독점을 누리는 대여점은 배짱인가 봅니다.
애들이 만화책을 못 빌려서 아쉬워합니다만, 안사람은 오히려 좋아합니다. 덕분에 한 달에 한 번 가는 영화관을 매주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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