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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여기에서도 이런 짓을 하고야 마는 이 뻔뻔함이여~~!!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9-01-09 09:09:22
추천수 0
조회수   2,022

제목

아아, 여기에서도 이런 짓을 하고야 마는 이 뻔뻔함이여~~!!

글쓴이

황보석 [가입일자 : ]
내용
이 글은 원래 조성원님의 글 밑에다 덧글로 달았던 것입니다만,

보신 분들이 많지 않기에 안면몰수하고 새글로 다시 올립니다.



실용에서 저를 접해보신 분들께서는 익히 아실 것입니다만,

제가 원래 겸손과는 담 쌓고 사는 "이코노믹애니멀"이거든요.

쪽발이도 아니면서 뜬금없이 웬 이코노믹애니멀이냐고요?

아, 그거야 언제나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노리기 때문입지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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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킹 크림슨의 에피탑을 다시 기리며 --- 원제(씩이나?): 프로그레시브 락에 대한 뽐뿌질



지금부터 삼십 몇 년 전...

King Crimson의 In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 음반(빽판)을 구입해서

Epitaph를 처음 들었을 때의 그 머리칼이 쭈삣 곤두섰던 감동... 을

지금은 느끼지 못할지라도! 그래도 프로그레시브 락은 좋은 거시여... 딸꾹!

난도 인저는 갓구나... 맥주 몇 잔에 맛이 간 걸 보면...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그 시절 Epitaph가 그처럼

"소름끼치게" 좋았던 것은 당시의 정치현실 탓이었던 듯합니다.



박정희는 10월 유신을 선포해 본격적인 독재의 길로 접어들고,

어용 학자니 교수니 하는 나부랭이들은 무슨 영화를 보려고 그랬는지

날이면 날마다 TV에 출연해서 "대담"이랍시고 입에 발린 거짓말로

10월 유신의 당위성을 주절거리면서 용비어천가를 불러제끼고...



사실 그때는 박정희보다도 그 교수니 학자니 하는 늙은 주구놈들을

더 패죽이고 싶었더랬지요. 능력이 없어서 못 그런 게 한이었지만...

에구구... 이거 얘기가 너무 옆길로 샜나??



아무튼, 그 암울했던 시절에 이 곡의 곡조와 가사가

분노를 표출할 능력조차도 없었던 한 덜떨어진 녀석의 가슴을

그대로 후비고 들었던 건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었을 겁니다.



얘기를 좀더 진행하자면 어쩔 수 없이 가사를 적어야겠는데...

허접한 번역으로나마 옮기자면 대강 이런 뜻이 되겠지요.



The wall on which the prophets wrote

Is cracking at the seams

Upon the instruments of death

The sunlight brightly gleams

When every man is torn apart

With nightmares and with dreams

Will no one lay the laurel wreath

When silence drowns the screams



예언자들의 글귀가 적힌 벽은

밑둥에서부터 금이 가고,

햇빛은 죽음의 병기들 위에서

눈부시게 번뜩이고 있네.

사람들 모두가 악몽과 꿈으로

갈갈이 찢길 때에는,

침묵이 비명으로 빠져들 때는

누구도 월계관을 쓰지 못하리.



Confusion will be my epitaph

As I crawl a cracked and broken path

If we make it we can all sit back and laugh

But I fear tomorrow I'll be crying

Yes I fear tomorrow I'll be crying

Yes I fear tomorrow I'll be crying



내 묘비명은 혼돈이 되리라.

내가 깨어지고 부서진 길을 기어가는 동안

우리가 그 일을 해낼 수만 있다면

모두 돌아앉아 웃을 수 있으리.

하지만 나는 내일 울지나 않을까 두려워.

그래, 내일 울지나 않을까 두려워.

그래, 내일 울지나 않을까 두려워.



Between the iron gates of fate

The seeds of time were sown

And watered by the deeds of those

Who know and who are known

Knowledges are deadly friends

If no one sets the rules

The fate of all mankind I see

Is in the hands of fools



운명의 철대문 사이로

시간의 씨앗들이 뿌려졌고

아는 사람, 알려진 사람들이

그 씨앗에 물을 주었지.

지식이란 치명적인 친구들.

누구도 규칙을 정하지 않는다면

모든 인간들의 운명이

바보들의 손에 있음을 나는 안다네.



당시 이 곡을 들을 때는 그저 음악으로만 들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죽음의 병기"를 박정희의 철권통치와 독재권력으로,

"악몽과 꿈 사이에서 찢기는 사람들"을 힘 없는 국민으로,

"비명으로 빠져드는 침묵"을 행동력 없는 인텔리겐차들의 참담함으로,

"혼돈"을 독재와 아부로 점철되어 개판이 된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로,

"깨어지고 부서진 길"을 민주화가 이루어질 때까지의 험난한 길로,

"바보들"을 박정희 일당과 독재권력에 빌붙는 아첨배들로 보았던 것이지요.



가만 있자... 그런데 이거 써 놓고 보니까...

내가 이 곡을 그처럼 "미치게" 좋아했던 것도 결국은 곡이 좋아서가 아니라

삐딱하고 반항적인 성격 때문이었다는 얘기가 되는 셈인데...

그런 성격 타고 난 거야 내 잘못 아니고 조상 탓이겠지 뭐, 쩝.





각주(씩이나?): 이 곡은 제가 삼십 몇 년 전 모 대학 신입생환영회 때 무반주로

강당이 쩡쩡 울리게 불러서 모두를 감동시켰던 곡이기도 합니다, 아, 실화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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