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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드라이버 시절 야그 1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9-01-08 17:46:01
추천수 0
조회수   997

제목

프로 드라이버 시절 야그 1

글쓴이

김지태 [가입일자 : 2001-11-13]
내용
조아래 박창균님 글에 리플 때문만은 아니고 요즘 여러가지로 힘들고, 어려운 가운데에 에이 택시기사라도 해 봐? 이런 생각을 가질 분도 있으리라 생각되어서 우선은 재밌는 야그 보다는 택시기사 해보니 이렇더라 란걸 먼저 야그해 보겠슴다.



제가 택시기사를 한건 97년 4월 부터 00년 3월 까지였슴다. 딱 3년을 한겁지요.



왜 시작을 했냐하면



96년까지는 저도 잘나가는 직장인 이었슴다.



빠숑 디자이너이자 MD로 섬유저널이란 잡지에 실리기도하고 글도 올리기도하고, 여성잡지사에서 취재도하고, 암튼 90년대 빠숑계에 꽤 잘나가기도, 유망하기도 했었슴다.



근데 왜 갑자기 택시기사냐?



제가 마지막으로 한 일이 모 캐나다 브랜드를 수입하고, 울나라 현실에 맞게 브랜드컨셉을 수정하고, 부족한 부분은 국내에서 상품을 만들고 일부는 캐나다에도 수출하고, 이에 대한 마케팅 프로모션까지 책임을 지고하는 막중한 일 이었슴다.



당시 30세 초반의 나이에 부장대우 차장의 직함을 달고 모든 전권을 가지고 수행했슴다.(스카웃 되었습죠)



안믿어도 그만 이지만 지금은 원래 그런거아냐? 할 의류마케팅 기법중에 제가 처음 생각해서 시도한게 제법 있슴다. 그당시에 제가 처음시도해서 무지무지한 성공을 거두었습죠.



근데 하루아침에 팽을 당했슴다. 이유야 저한테 빼먹을거 다 빼먹었고, 배울거 다배웠고 월급 많이 나가니 그렇게 됐슴다. 거기에는 의류사업에 젓도 모르는 임원들과의 마찰도 커다란 몫을 차지하기도 했습져.



암튼 그래서 이달까지 나오고 나오지말라는 통보를 받자마자 한게 1종대형면허 학원 등록 이었슴다.



내 더러워서 다시는 직장생활 안하련다. 내가 대형면허 따서 버스나 트럭 이라도 몰란다 했거덩요. 근데 거기에는 복선도 깔려 있었습죠.



모냐 하믄 더이상 직장생활은 안하고 내 장사를 하련다 마음을 먹고 있었고 그냥하기는 뭐하니까 서울, 경기지방의 상권들을 두루 꿰어 차려고 운전직을 선택하게 됐고 그러려면 버스 보다는 택시가 낫다고 판단되어 1종대형면허를 따자마자 택시자격시험을 봤습니다.



사실 택시를 3년이나 할 생각은 없었는데 이게 또 좀 중독성이 있었는지 나중에는 에이 3년 무사고하고 개인택시 살까 하는 마음도 상당히 있었습니다.



회사택시 몰다보면 개인택시 사서 놀러오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름 부럽기도 하더라구요.



어쨋거나 3년은 무사고로 다녀서 개인택시 살 자격까지 갖추려고 했었슴다. 근데 야속하게도 3년을 3개월 남긴 시점에 사고를 내서 도로아미타불이 돼어 버렸습죠. 그게 참 억울합니다. 새벽에 밤새 내린눈으로 빙판으로 변한 내리막 길에서 차가 그대로 미끄러져 내려가서 먼저 사고난 차의 뒤를 또 들이박아 버렸거든요. 그 뒤로도 승용차가 내 뒤를 또 주아악 미끄려져서 내차를 들이박고 나중에 사건조사 마무리 확인해보니 제가 사고주범으로 되어 있더군요. 참 기가 막혀서...



택시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힘듭니다.



하루 12시간씩 격주로 주/야간 근무하는 것도 육체적으로 힘들고, 사납금의 압박이 시달려야 하는 것도 힘듭니다. 하도 피곤해서 내 돈으로 사납금 꼴아박고 쉰적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제일 힘든건 다양한 손님들과의 조우 입니다.



현업으로 뛰는 박창균님도 계신데 이런얘기하기 죄송 스럽지만



기본적으로 택시기사를 사람으로 안봅니다.



승객도 그렇지만, 경찰도 그렇습니다.



손님과 트러블이 생겨서 경찰서나 파출소로 가는 경우 제법 있습니다만 우선은 손님들 편에서 있구요, 성격 곱지못한 손님의 욕설, 반말, 구타(제법 있어요), 성희롱(여자뿐 아니라 게이도), 억지는 정말 서러울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부분은 사회에 알려지질 않지요. 매일 알려지는게 택시기사들의 부당함, 난폭운전 이런 것만 비춰지지요.



뭐 그렇다고 택시기사들의 부당함을 조금이라도 물타기 하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실제로 운전직을 해서는 안돼는 사람이 많다는 것 또한 잘알고 있으니까요.



얘기가 잠시 다른데로 새지만 이 택시문제는 시스템 자체를 뒤엎지 않는한 개선되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면허만 있으면 누구나 택시운전을 할 수 있다는 문제도 있지만 그들을 움직이게 하는 택시 시스템/회사들의 문제도 많거든요.



게다가 사회적 시선도 택시기사는 인생막장들이나 선택하는 직업으로 인식되어 있구요. 여러가지로 악순환의 고리가 돌고 있는겁니다.



암튼 택시기사를 하면서 제일 처음 느낀게 직업에는 귀천이 있다란 겁니다.



그리고 택시기사들의 횡포에 화 나 있는 분이 많지만 그런 택시기사의 뒤통수를 치는 더 막강한 손님도 많다란 겁니다 ㅎㅎㅎ



1편은 이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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