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이지로 시작페이지로
즐겨찾기추가 즐겨찾기추가
로그인 회원가입 | 아이디찾기 | 비밀번호찾기 | 장바구니 모바일모드
홈으로 와싸다닷컴 일반 상세보기

트위터로 보내기 미투데이로 보내기 요즘으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정부의 청년실업대책을 지켜보며...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9-01-08 15:19:35
추천수 0
조회수   732

제목

정부의 청년실업대책을 지켜보며...

글쓴이

박종찬 [가입일자 : 2003-04-23]
내용
저는 대전 대덕연구단지(요즘은 대덕특구라고 합니다만 대개는 앞과 같이 얘기해야 잘 아십니다.)에 위치한 한 정부출연 연구기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새해가 되면서 G박이 정부에서 청년 실업대책이라며 여러 정부관련 기관에 인턴제를 시행하겠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얼마 전 팀 회의를 하면서 팀장님이 위 정책과 관련해서 우리 연구원에도 할당(?)이 떨어졌는데 올해 150명의 석사 및 박사급 인턴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가만히 들여다보면 참 우스운 정책이고 실제 별 도움이 안되는 정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저희 연구원은 정규직원이 700명이 조금 안됩니다. 비정규직을 포함해도 800명이 안되는 규모입니다.



그런데 이런 규모의 연구원에 150명의 인턴을 채용하라고 일방적으로 "명령"이 하달된 것입니다. 저희 연구원 총원의 1/5에 해당하는 엄청난 수입니다.



인턴은 11개월간 근무를 하도록 되어 있구요. 아무리 석사 및 박사급 인력이지만 11개월간 어떤 일을 시켜야 할까요? G박이가 복사나 커피타는 일을 시키지 말라고 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는게 사실입니다.



11개월이 지나면 이 인턴들은 어떻게 될까요? 리만부라더스의 꼴을 보아하건데 더 나빠지지만 않으면 다행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희 연구원은 지난 정권 때까지는 매년 50명 정도의 정규직 연구원을 뽑았었습니다. 정부출연 연구기관 중 가장 많은 TO 수준이었습니다. 당시 과기부에서 저희 연구원은 단순히 연구개발만을 수행하는 기관의 역할뿐만 아니라 인재를 양성하고 교육하는 기관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해서 가급적 인력을 많이 뽑도록 했었지요.



그런데 MB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과기부가 없어지더니 정규직 채용이 딱 끊겼습니다. 국가적인 긴축 운영에 일조를 하라는 지시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다른 연구원에서는 10% 인원 감축 등의 살벌한 얘기가 나오기까지 했습니다. 연구비 10% 감소는 당연한 것이었구요.



그러더니 갑작스레 한번에 150명이라는 엄청난 수의 인원을 몇 푼의 월급이라는 미끼를 걸고 "승자독식 게임"의 패자일 수밖에 없는 인턴이라는 허울좋은 이름으로 채용을 하라는 것입니다.



정부에서는 몇십만명의 인원이 취직이 되었다는 실적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겠지요. 조중동이 알아서 헛기사들을 양산할 것이고, KBS, YTN에서도 좋은 그림들을 비춰대겠지요.



하지만 이런 정책을 편 사람들이 과연 이 젊은이들이 현 정권, 혹은 자신의 임기 이후에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진심으로 고민이나 한번 해봤을지 정말 궁금합니다.



조금 나른한 오후에 그냥 혼자만의 생각을 한번 올려봅니다.

추천스크랩소스보기 목록
  • 광고문의 결제관련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