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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기억2]아부지께 뒤지게 맞진않고 뒤지게 혼난 야그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9-01-07 13:23:12
추천수 1
조회수   826

제목

[어려서기억2]아부지께 뒤지게 맞진않고 뒤지게 혼난 야그

글쓴이

김지태 [가입일자 : 2001-11-13]
내용
때는 바야흐로 30년도 한참지나 오메? 이젠 거의 40년전 야그군요 암튼 그시절 이맘때 즈음인 겨울에 일어난 사건임다 ㅜ.ㅠ



그당시는 연탄불로 밥을 하거나 좀 사는 집은 석유풍로로 밥을 했습지요. 좀 사는 저희집은 그래서 석유풍로에 불을 붙이기 위한 커다란 성냥통이 있었고 당시에는 비사표와 유엔성냥이 성냥업계 1,2위를 다투었던...



하루는 행님 둘이 떡볶이를 하시겠다고 부엌에서 난리를 부리고 있었는데 늘 막내인 저는 그런거에 끼워주질 않았슴다. 딱지치기도 즈그들끼리, 구슬치기도 즈그들끼리...



역시 떡볶이 제작에 동참하지 못한 저는 석유풍로에 불을 붙이고 옆에 놓아둔 성냥통에 슬그머니 눈이 갔고 성냥통을 들고 건넌방으로 갔습니다. 왜 그랬는지 지금도 몰러...



성냥통은 지금으로치면 큰 참치캔 만한걸로 몇백개가 들어있는 아시져? 큰거 그거인디 당시에 몇개 빼어 쓰지도 않은 에이급 성냥 이었슴다.



건넌방에는 당시 호화로운 재료인 호마이카로 된 탁자가 있었고 그 탁자는 벽에 한켠쪽으로 놓여있고 벽 위에는 달력이 걸려있고 그 위에는 천정에 비스듬히 걸린 액자가 있었슴다. 좀 연식이 되시는 분은 그 풍경이 그림이 그려지실검다.



저는 성냥통을 호마이카 탁자위에 놓고 성냥 한개피를 뽑아 불을 붙였슴다. 그 불을 보고있자니 눈이 빨려 들어가는듯함에 잠시 정신줄을 빼놓고 있다가 손가락쪽으로 불이 오자 앗뜨뜨...하고는 불을 끄고 그 성냥개피를 성냥통 위에 무심이 놓았슴다.



바뜨...그 성냥개피에는 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은 상태고 성냥황 수백개가 하늘을 향해 정열된 그 성냥통 위에 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은 성냥개피를 놓았으니...



때놈들 설날에 화약놀이 하는거 맹키로 성냥들이 갑자기 환장해서 불이 화르르르~~~푸시시시~~~~하면서 성냥통 전체에 붙어 버렸슴다.



어린 저는 깜짝 놀라서 부엌으로 달려가서 떡볶이 제작에 정신이 팔려있는 형들을 향해서 외쳤슴다. 형! 물! 물 줘, 물!



형들을 왜 그래 하면서 길길이 뛰는 저를 보더니 건넌방쪽을 힐끗 보더니 물바가지는 들지도 않고 맨몸으로 후다닥 뛰어 갔슴다.



그사이에 불은 미친듯이 더 가열차게 타고 있었고, 그 불이 벽에걸린 달력에 옮겨 붙으려하고 있었슴다.



형은 잽싸게 방바닥에 펼쳐있는 이불을 들더니 성냥통 위에 덮는게 아니겠슴까!



순간 저는 더 놀라서 아니 이불에 불이 붙으면 어쩌려고 이불을 덮냐? 물을 끼얹어야지 했는데 불은 신기하게도 금방 꺼졌슴다.



결과는 달력끝에 조금화상, 럭셔리 호마이카 테이블에는 큰 불자국 하나, 작은 불자국 하나가 처참하게 남았슴다. ㅜ.ㅠ



이렇게 일이 일단락되나 싶었는데 조금후에 아부지께서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셔서는 이게 무슨 매케한 냄새냐 하시는검다. 환기를 했지만 연기냄새가 집안에 배어 있었음을 미처 생각치 몬한검다.



지금 생각하면 걍 대충 둘러댔으면 됐을 것을 형이 자초지종을 쪼르르 말해 버렸고 아부지는 얘기를 듣는 순간 버럭 화를 내시믄서 저를 냉큼 들더니 마당에다 내치시믄서 너 이노무스키 집에 들어오지 말라며 현관을 닫아 버리셨슴다.



때는 엄동설한 그때는 겨울이면 평균 영하 10도 이하가 보통 이었을 시절이니 어린 저는 눈앞이 캄캄해짐을 느끼면서 아부지께 용서를 빌었슴다 ㅜ.ㅠ



아부지 살려주세요! 지가 잘 못 했어요 엉~ 엉~ 온 몸으로 읍소하며 용서를 구해서 간신히 용서를 받게 되었슴다.



그러나...호마이카 탁자위에 남은 그을음빵 두개 때문에 그 탁자 버릴때까지 엄니한테 잔소리를 들어야 했슴다. 이놈아 네가 불장난만 안했어도 어쩌구 어쩌구함서...근데 그탁자 무지~~~~하게도 오래 썼슴다. 아마 지가 대학졸업할때 까정 집에 있었던 것 같아요 ㅜ.ㅠ



아부지 지금 살아계시면 올해 딱 여든 이신데 ㅜ.ㅠ 팔순잔치는 커녕 칠순잔치도 못해보고 가셨으니 아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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