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더스(Exodus). 우리가 흔히 아는 바로는 출애굽.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애굽)에서 탈출해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는 얘기지요. 거기서 제가 느끼는 점 중 하나는 사람의 노예근성이나 썩은 기질은 결코 쉽게 없어지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관심이 있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집트에서 태어나서 탈출한 세대는 단 한 명도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질 못합니다. (심지어는 지도자 모세까지도.) 이유는? 이집트에서 살면서 만들어진 노예근성이 큰 몫을 합니다. 이 인간들이 실컷 압제에서 벗어났는데 시도때도 없이 노예살이 하던 때를 그리워하는 겁니다. 애굽에서 살때는 그래도 이랬는데, 저랬는데... 결국 40년 간 광야 (사막)에서의 뺑뺑이돌기가 있었고 탈출 세대들이 전부 죽어 없어져서야 그 자손들이 가나안땅으로 들어가게 되는데요.
한국사회 보면서 비슷한 감정을 느낍니다.
민주주의나 성숙된 시민의식이 그렇게 쉽게 생기지는 않는다는 것이지요. 한 세대가 죽어 없어지는 만큼의 긴 시간은 걸려야 새로운 패러다임이 정착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요즘 더욱 커지는 것 같습니다. 최소한 전쟁세대는 이 땅에 남아있지 않게 될때 주입식 민주주의를 외치지 않아도 될 시민의식이 생겨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구요. 답답해도 사막에서 뺑뺑이 돌았던 것처럼 우리가 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겠지요...
(나이든 분들 어서 사라지라는 악담은 절대 아닙니다. 시간이 해결할 거라고 보는 얘기이므로 천수를 누리시고 갈 정도 시간이 걸려야 우리도 바뀔 거라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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