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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11.1.에 생긴 일
AV갤러리 > 상세보기 | 2009-12-01 14:59:51
추천수 8
조회수   4,044

제목

1984.11.1.에 생긴 일

글쓴이

채문종 [가입일자 : 2003-05-05]
내용









84년 11월 1일


부산 남포동 무아음악실에 갔습니다.


한쪽 귀퉁이에 앉아 음악을 듣는데 음반을 틀어주고 가수와 얘기하는 순서가 있었습니다.


그날 소개된 가수가 "고영호"


물론 처음 들어보는 가수였습니다.


오늘 음반이 발매되었고 노래 호소력있고 잘 하신다는 소개자(MBC FM DJ?)의 멘트 후


일단 음악을 듣는데 가창력이 돋보이더라구요.


노래 리듬과 가사 나에겐 좋게 들리더군요.


LP에서 한 곡이 끝나자 인터뷰.


낭랑하고 경상도 사투리지만 예의바른 목소리가 들려오더군요.


그날 들었던 곡이 “그리움”


끝나고 홀(hall)로 돌아다니던 DJ가 하필이면 뒤쪽 귀퉁이에 앉아 있던 내 앞으로 마이크를 가져와 평을 부탁하더군요.


그때 손님이 한 100여명, 저 그때 까지 가요에는 별 관심 없었고 팝송을 집중적으로 듣던 시기였습니다.


소감을 얘기하고 한 시간 정도 음악 감상하고 나왔습니다.


바로 간 곳이


국제시장 옆 오디오 골목에 있는(지금도 그 분이 경영하고 계시더군요) 리빙레코드로 갔습니다.


“고영호 판 주세요.”


여종업원이 분홍빛 자켓에 곱슬머리에 입술 두툼하고 목젖이 톡 튀어나와 노래도 잘하게 보이며 매력적인 고영호의 사진이 실려 있는 판을 꺼내주더군요.


집으로 돌아와 다시 틀어 보았습니다.


“무아음악실이 오디오 시설(어떤 기기였는지 생각이 안남)이 좋아서 좋게 들렸을 거야. 우리 집에서는 무명가수에 시원찮을 거야”


생각하며


판을 올렸습니다.


당시 제가 막 오디오에 입문할 때로


앰프 온쿄 A-819rs(55만), 데논 DP-45F(33만), 스피커 JBL L-15(30만), 카트리지 슈어 75ED 였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모두 새 것을 구입했었고 당시 신품 가격입니다.


오디오 사진은 90년에 찍은 것이고요. 턴은 마이크로 BL-77. 스피커는 JBL L-112로 바뀌었습니다. 그때까지 앰프는 그대로 군요. 사진 속의 아이는 Koss pro4X 헤드폰을 끼고(제가 끼우고 억지로) 하이든의 장난감 교향곡을 듣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잠시 옆길로...


호... 집에서 당시 가요에서 제가 즐겨듣던 송창식 김세환 윤형주 김정호 등의 노래와 번갈아 들었습니다.


역시 호소력은 김정호


경쾌함은 윤형주트리오


고영호는 기라성 같은 선배가수들 틈에서 진지하게 폭넓은 음량을 들려주더군요.


오디오파일로도 들어볼만한 음반입니다.


그리움 뒤에 나오는 “미로(迷路)” TV드라마 주제곡도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연주죠.


맨 마지막은 아시죠?


건전가요 - “너와 내가 아니면 누가 지키랴. 침략의 무리들이 노리는 조국....”


전체 연주 시간이 각 면 14분 정도로 연주 시간이 짧아 음반의 골 사이가 충분한 것도 좋은 음질에 영향을 미치는지 모르겠군요.


심심해서 충동적으로 장터에 뭘 살까 팔까하다 위 오른편 막대그래프(뭔 표시인지 최근에 알았음) 보니 “나도 장사꾼이구나.


하나 팔아먹고 두 개 사는 이 버릇 고치지 않으면 업자소리 당분간 들을 것 같군.


음 참자 참어.“


해서


옛 기억 더듬 더듬 글 올립니다.


가장 자주 손이 가는 음반 중에 하나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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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길 2009-12-01 15:21:14
답글

고영호가 누구인지는 모르는 사람입니다만 옜시절의 추억이 생각나게 하는 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즐건 음악생활하시길..

채문종 2009-12-01 15:34:45
답글

감사합니다. 당시에 남포동의 필하모니 음악실과 백조다방, 서면의 르네상스에도 가끔 들렀습니다.

구행복 2009-12-01 15:59:40
답글

부산이야기가 나와 부산에 살고있는 1인으로 반갑습니다.<br />

채문종 2009-12-01 16:10:17
답글

예 반갑습니다. 요즘도 저런 곳에 가서 음악 듣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이영춘 2009-12-01 17:04:30
답글

언젠가 문종님과 기기 거래가 성사되었는지 아니면 실패(^^)했는지 몰라도 통화한 영광이 있습죠 ㅎ <br />
그시절 전축값을 외우고 계시다니... <br />
전 사정상(?)오래전 숫자를 기억하긴 힘든데... <br />
지난 여름 방정리를 하다 오디오 거래 대금 영수증이 빛바랜 볼펜자욱으로 남아 있더라구요 <br />
한참동안 그 시절을 떠올리고 <br />
문종님처럼 예 음반들이 스쳐가는데, 아! 어느순간 정리해버렸던 lp의 기억

채문종 2009-12-01 18:12:03
답글

안녕하세요. 그때 몇 개월 동안 돈 모아서 하나씩 샀던 터라 기억이 납니다. 온쿄 앰프는 50만원 들고 오디오 사겠다고 광복동 신창동을 돌아 다니다 동화전자(박**사장님)에서 저놈보고 반해서 50만원 주고 다음에 5만원 갖다 주었던 기억이... 그게 저의 오디오 첫 출발이었습니다. 근대 요즘은 인터넷으로 바꿈질하다 최근일인데도 기억이 가물거릴 때가... 영춘님도 건강하시고 즐거운 음악생활 하시길 바랍니다.

palchok@hotmail.com 2009-12-01 19:19:07
답글

국제시장 ..미 문화원 가는 길에 지금도 음악 들을 수 있는 곳이 있더군요. ...탄노이 도 있고요. <br />
옛날 생각에 들어가 봤읍니다.

채문종 2009-12-01 19:37:00
답글

그렇군요. 성훈님 정보 감사합니다. 한번 가 보겠습니다.

이혁 2009-12-01 20:11:35
답글

80년대로서는 하이엔드 시스템이었군요.<br />
<br />
국제시장 안쪽에 신창동 오디오 가게들 아직 남아 있나요? 몇 년에 한번씩 가보면 갈수록 옷가게들로 바뀌는 것 같던데.... 거기는 좀 실용적인 기기들이었고 광복동 전화국 앞에, 동주여상 앞에 고급품 가게들이 몇 군데 있었죠. 당시에 고급품이라 해봤자 하야리야 부대에서 흘러나온 마란츠, 맥킨토시와 연락선 타고 온 일제 중고품이었지만

woo8431@sanho.cmo 2009-12-01 20:16:37
답글

에구나도무아음악실당골인돼--벌서.30년이넘은내요---지금은없으지만-음악감상실하면-무니무니해도무아아이미커

채문종 2009-12-01 20:28:01
답글

이혁님 덕불님 안녕하세요. 두어달전 지나갔었는데 오디오 가게는 거의 없더군요. 중앙동 쪽으로 옮겼다고 하던데 가보진 못했습니다. 저도 전화국 옆의 가게가 단골이었습니다. 하야리야 부대서 나온 JBL L-112 스피커를 샵 사장님의 집에 가서 사왔던 기억이... 박스도 뜯지 않은 물건은 매장이 아닌 집에 보관하고서 판매하시더군요. 이제 옛날 일이라 죄가 되지 않으니 공개해도 될 듯. 제가 단골이 되다 보니 집에 까지 데려가서 택시에 실어 주시고.

송치용 2009-12-02 09:23:44
답글

반갑습니다. 저도 그 시기에 무아음감실 자주 갔었습니다.<br />
그 당시 말씀하신 DJ가 이문규씨로 기억됩니다.<br />
그리고 키 크고 머리가 긴 남자 DJ분도 있었구요,<br />
전면에 스피커는 나무로 짜여진 문짝에 베이지색 천으로 되고, 각이 있는 탄노이로 기억됩니다.<br />
<br />
당시엔 오디오에 관심 없고 팝에만 관심있었는데,<br />
대전에서 유학간 저로서는 부산지역의 인기곡이 사뭇 달라서<br />

채문종 2009-12-02 11:07:53
답글

안녕하세요. 치용님 알려주시니 기억이 나네요. 유문규로 잘못알고 있었군요. MBC생방송 4시에 만납시다 진행하던 사람이 아닌가 싶군요. 스피커는 혹 오토그라프? 아~ 아닌 것 같네요. 오토그라프는 필하모니에서 즐겨 들었던 기억이. 서면 르네상스에서 대형 알텍(아마604시리즈) 혼스피커 두드리는 소리에 놀랐습니다.

supearlead@freechal.com 2009-12-02 21:17:31
답글

알텍 대형기 통은 자작,앰프는 매킨토시구형 진공관 프로용 모델은모름<br />
들어가면 기기소개하는 명판이잇엇습니다 은색판넬으로 <br />

supearlead@freechal.com 2009-12-02 21:18:55
답글

무아감상실이 1994년인가 부산대학 근처로 이사갓습니다<br />

김인호 2009-12-03 00:51:53
답글

글을 읽다보니 옛 생각이 나네요.<br />
제가 처음 무아 음악감상실에 들어 갔던게 80년이었는데요<br />
저도 팝송을 참 많이 들었었지요.<br />
무아에는 그당시 듣던 왠만한 곡을 다 들을 수 있어서 자주 곡 신청해서 듣곤 했습니다.<br />
우문규씨 말고 MBC DJ분 있었던 것 같은데 이름이 생각 안 나네요. 들으면 알 것 같은데...<br />
오디오도 그 당시로서는 엄청 났었고 마이크도 무려 100만원이나 하던 거라

채문종 2009-12-03 02:09:42
답글

안녕하세요. 주절주절 올린 글에 많은 얘기들 해주시니 하나씩 새로운 기억들이 나네요. 넓은 곳에서 신나게 음악한번 듣고 싶네요.

손은효 2009-12-07 17:56:30
답글

저도 부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별밤 DJ유문규, 박태수,조상곤 씨 등이 번갈아 가며 DJ를 하셨고요<br />
해박한 음악지식 뿐만 아니라 분위기를 이끌어 가는 발군의 능력을 보곤 늘 감탄하곤 하였습니다.<br />
즐겨 들었던 음악도 기억이 나지 않고, 당시로는 어떤 음향기기 였는지도 모르지만 어두웠던 어깨쳐진<br />
청년시절 가슴앓이만 생각납니다. <br />
같이 드나들었던 좋은 친구들 중 벌써 이 세상사람 아닌 친구들

채문종 2009-12-14 13:01:29
답글

손은효님 저와 같은 기분이시네요. 즐거운 음악생활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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