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장터에 내놓은 터라 마지막으로 음악 들으면서 개인 블로그에 한번 적어봤습니다. 경어체가 아닌 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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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오늘 장터에 내놔서 이미 예약자분이 3분 대기 중이니 팔린 스피커나 다름없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시집보내기 전이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준다. 지금 이 글도 복각 2.5와의 마지막 만남이다. 잘가라. 아디오스~
복각이라고 불리지만 실은 짝퉁이다. 편의상 복각이라 불러준다. 메이드인차이나 스티커가 붙어있다. 프로악은 자주 뽐뿌질되는 스피커이다 보니 써보고는 싶은데, 메인 스피커를 내칠 수도 없어 바꿈질에 리스크가 적은 복각을 들이게 되었다.
{그림1C}
정품 사용자분들의 짝퉁에 대한 나쁜 의견이 많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처음 느낌에도 밸런스가 이상하게 들렸다. 이큐로 측정해보니 산과 계곡이 장난이 아니다. 일부러 이렇게 만들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심하다 싶은 부분은 조절을 해주었다.밸런스에 대한 불만이 이해된다. 이 점만 조절해주면 이놈은 짝퉁 취급받지 않아도 좋을 듯 싶다.
첫 느낌에도 고음에는 안개가 끼인 뜻 뿌연 소리가 난다. 게다가 고음의 피치가 다른 스피커에 비해 반음 정도 높게 들린다. 하이C가 C샤프 정도로 들린다. 착색이 심하구나는 생각이 든다. 근데 이게 오래 들으면 파스텔톤의 색감을 지닌 황홀한 소리로 들린다.
어쨌든 처음 들일 때의 목표대로 바이올린 소리만 잘나오면 된다. 바이올린을 이것저것 걸어본다. 섹시한 소리가 난다. 황홀한 느낌이다. 대박이다. 훗날 과리네리 오마쥬가 들어오면서 전공이 밀리면서 결국 시집가게 되었지만, 이 놈의 바이올린 소리도 빠질 소리는 아니다.
바이올린에서 밀렸지만, 보칼에서 자기 자리를 잡는다. 3루 수비에서 밀린 놈이 유격수를 보는 꼴이다. 마리아 칼라스의 노래에 다시 감동한다. 보컬이 좋다는 다른 스피커들은 대체로 텁텁한 느낌이었는데 복각은 윤기가 느껴진다. 빠다먹고 노래 부르는 것 같다고 할까? 청명한 느낌과는 다르다.
톨보이지만 대편성은 잘 소화하지 못한다. 소리가 뭉쳐있다. 그래도 심하게 멍청한 수준은 아니니 듣기에 거북할 정도는 아니다. 실내악 정도는 아름답게 그려준다. 저음은 적당히 나온다. 적당한 저음을 좋아하기에 불만이 없다.
만약 지인에게 추천한다면 아기가 어리고 오디오에 입문하시는 분에게 안전한 북쉘프로 추천해도 좋을 것 같다. 혹은 바이올린과 성악에 필이 꽂히신 분들에게 저렴하게 프로악 느낌을 경험하게 해준다. 기기 거래차 제 방에서 이놈을 들어본 분들 평도 괜찮다. 그 중에는 프로악 D28 사용자분도 계셨다. 그래도 짝퉁은 짝퉁이다. 중국산 짝퉁 가격은 싸야 제 맛이다. 짝퉁은 짝퉁다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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