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이지로 시작페이지로
즐겨찾기추가 즐겨찾기추가
로그인 회원가입 | 아이디찾기 | 비밀번호찾기 | 장바구니 모바일모드
홈으로 와싸다닷컴 일반 상세보기

트위터로 보내기 미투데이로 보내기 요즘으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나만 보면 침 질질 흘리던 남자들 [펌]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12-21 06:38:30
추천수 1
조회수   1,657

제목

나만 보면 침 질질 흘리던 남자들 [펌]

글쓴이

김창욱 [가입일자 : 2000-06-04]
내용
나만 보면 침 질질 흘리던 남자들







난 참 원치 않는 전공을 하게 되었다.

언제 이 부분에 관한 언급을 다시 하겠지만

옇든 다시 고3 공부 하기 싫어서 넣어주는 대로

가게 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그래서 4년간 죽을 맛으로 다닌거 웬만한 친구들은 다 안다.

자존심은 있어서 남들에겐 곧 죽어도 그런 괴로운 내색은

안하고 다녔지만 정말 인생 돌파구가 없는 것 같아서

코 빠뜨리고 4년을 버스 타면 자는 재미로 다녔다.



우리 학과 공부 중에 제일 싫었던 것이

바로 '요리'였다.

지금에서야 '그 때 배워서 역시 다르구나'라는 소릴 가끔 듣지만



그 당시 시근으론 '저것도 학문이라고 돈 주고 배우나'

싶은 정말 괴로운 심정...

공감할수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 조리 실습실이 한참 깔딱고개 헥헥거리고 올라가면

나오는 ROTC 연병장 옆이었다.

누구 거기다 지어놨는지 이건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인거다.

네시간 내내 지지고 볶고 난리 법석을 한참 떨고나면

그 시간 후딱 가버린다.



우리 그럴 시간에 학사장교 후보생들 운동장 바닥에서

우리 한 살적에 하던 짓, 무르팍 다 까지도록

기기 연습을 하는거다.

얼굴은 익어서 벌겋게 달아있고 몸은 천근 만근 죽을 맛으로

그 고된 훈련을 받자면 뱃가죽은 벌써 허리근처까지 붙은 것은

어찌할 수 없는 본능으로의 회귀를 재촉한다.



조리 실습실에서 가정학과 여학생들이 피워대는 궁중요리

그 기막힌 냄새 앞에서 체면 차릴 개구리 하나 없을 것이다.

간혹 젖은 음식 쓰레기를 버리러 그 쪽으로 가면

이건 우리 앞날의 국방을 책임질 늠름한 군인의 자세는

어디에서도 찾아 볼 길 없다.



간간히 간헐적인 아우성이 들려온다



"누룽지라도 좋으이 좀 주소!!"

"오늘 메뉴는 뭔가요? 그거 댁들만 다 먹나요?"

"먹다 남은거 창밖으로 좀 던져 주면 고맙것는디요?"



사람의 위신과 품위도 1차적인 욕구 해결이 되고 난 뒤에

수습할 문제이지 이건 뭣도 아니다



알티 짝이 있는 친구들이 우리 과에도 있었다.

이 친구들 조리 실습에는 관심없고 요리 밀반출 기도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고만 있다.

그러니 가정과 여친을 둔 알티 동료는 정말 복 받은거다

옆에 끼어 앉아 누룽지라도 얻어 먹은 알티들 끝없는

탄식은 이어진다.



하나 둘.. 아침을 먹어서 생각이 없다는둥

다이어트티를 공연히 내던 친구들 뒷조사해보면

몽땅 자기 몫 알티쪽으로 밀반출한 증거가 여러군데 드러난다.



이 쯤되면 배고픈 개구리들에게

가정과 여학생은 어떤 전공을 하는 여타 여학생들과의

비교대상 조차 되지 않는다.

그 맛 들인 알티는 죽어도 '가정과'여야 한다.



파블로프..조건반사 우리 배웠을거다

왜.. 꼭 종을 치고 먹이를 주었더니 종만 쳐도

침 흘리는 개 실험 있었잖아...



어디서나 알티들은 기막히게 우릴 알아본다.

무슨 이유로 침을 흘리는지도 모르고 그렇게

침을 흘리는거다..

훗날 졸업을하고 멋진 계급장 버젓하게 달고

길에서 만났던 알티 출신...



"우리가 어디서 봤지요? 안면이 아주 많은데.."

하면서 입에서 고인 침을 삼킨다.



배고픈 시절 전설은 다 잊어도 침 흘리는 본능만은

남아 있는거다.

추천스크랩소스보기 목록
  • 광고문의 결제관련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