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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예절바른 이야기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12-16 11:28:58
추천수 0
조회수   1,637

제목

아름답고 예절바른 이야기

글쓴이

이현창 [가입일자 : ]
내용
어제는 쉬는 날이었습니다.

늘 하던데로.

지하 주차장에 몸 풀러 야구배트를 들고 스윙연습을 하러 내려갔습니다.

운동복차림에 손에는 야구용 가죽장갑을 끼고 묵직한 배트를 든 채.

지하 주차장 한 귀퉁이에는 너구리를 잡는지 연기가 자욱한 채 고삐리 네명이 흡연에 몰두해 있더군요.

너무나도 친절하고 예절바른 저는 공손하고 나긋나긋한 말투로 학생들에게 제 의사를 표현했습니다.

'학생들. 여기서 담배 피우면 안돼죠. 연기로 화재감지기 감지되서 화재경보 울릴 수도 있고 담배냄새가 안좋네. 담부터는 여기서 담배 피우지 마세요'

전 정말 존댓말 했습니다.

인상도 안썼습니다.

방망이도 휘두르지 않고 가만히 들고만 있었습니다.



...........

왜 도망갑니까.

겁을 주기를 했나, 혼내기를 했나.

지들이 쪽수로 봐도 넷이건만.

그 흔한 식빵도 한 번 안날리고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내빼는건 무슨 경우입니까.



담배연기 때문에 도저히 그 안에서 스윙연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이 되어 저는 바로 주차장 밖으로 나왔습니다.

2,30미터 전방에 고녀석들이 보이더군요.

그 중 한녀석이 뒤돌아보더니 저랑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러더니.

그러더니.

다시 뛰어서 도망가네요......ㅡ,.ㅡ



아. 놔.

내가 뭘 우짰다고.

난 그저 운동연습 하려고 한것 뿐이고.

담배 피지 말라고 한것 뿐이거.

공손하게 어린것들에게 존댓말 했을 뿐이고.

공기가 안좋아 밖으로 나왔을 뿐이고.



암튼 요즘 어린것들은 참 이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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