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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제목:남편의 애인은 자전거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12-15 09: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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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416

제목

[펌]제목:남편의 애인은 자전거

글쓴이

이재준 [가입일자 : 2001-09-03]
내용
Related Link: http://blog.naver.com/makari6/60058968248

동네 자전거 동호회에 올라온 글입니다.



다들 남의일이 아니라는 반응이....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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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양희은,강석우의 여성시대 12월호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어쩐지 남일 같지가 않네요...ㅎㅎ







제목:남편의 애인은 자전거

남편은 이제 마흔 중반의 나이에 접어들었습니다. 마흔이 갓 넘으면서 부터



건강에 신경이 쓰이는지 등산을 시작하더군요.



한 일 년 등산을 하며 조금씩 구입한 장비와 의류가 작은 수납장으로 하나 가득입니다.

그러더니 어느 날부터 자전거를 타겠다고 하더군요. 뱃살이 빠지는데는 자전거가 최고라며



도로에서 슬슬 타겠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믿었던 제가 바보였습니다.



도로용 자전거는 우리가 알고 있는 보통 자전거가 아닙니다.



저도 자전거 가격이 그렇게 비싼 줄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100만 원 단위로 시작한 자전거가



두 번째는 200만 원 단위로 올라갔습니다. 1,000만원짜리 자전거도 있다고 하니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산악자전거를 타겠다는 겁니다.

산악자전거라니요. 아니 도로에서 타는 자전거를 왜 산에 가서 탑니까?

산에는 어떻게 가져가는 겁니까? 참으로 알 수가 없었습니다. 산악자전거가 어떤 것인지



알아보았더니 산악용 자전거가 따로 있더군요. 벌써 세번째의 자전거를 맞이했습니다.



헬멧도 바꿨습니다. 얼굴을 완전히 다 가리더군요. 손목보호대, 팔꿈치보호대, 무릎보호대에



고글까지 쓰면 내 남편 인지 알아보기도 힘듭니다. 완전무장을 하고 나니 만화영화에 나오는



파워레인저로 보이더군요.

쫄쫄이 바지에 커다란 헬멧과 보호대. 보는 사람은 웃겨 죽겠는데 본인은 만족하면서 사진을 찍고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인터넷 동호회 카페에 가입하고 몇 번 산에 다녀오더니 소위‘지름신’이 제대로 강림하셨습니다.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색깔의 쫄쫄이 옷이 배달되어 오는가 싶더니 자전거에 달리는 부품은 왜 그리도 많은지요. 바퀴도 몇 개, 안장도 몇 개, 신발도 몇 개나 되는지….



인터넷으로 뭘 그리 구입하는지 택배 아저씨를 애타게 기다리다 벨소리가 나면 맨발로



뛰어나갑니다.

매번 다른 사람의 것을 대신 구입해주는 거라고 하면서 결국 자기 자전거에 다 답니다.



중고를 샀다고 했는데, 새 옷이나 물품에 붙는‘택’이 붙어 옵니다.



카드명세표 오면 거의‘경기’하는 수준입니다.

라이딩이 있는 전날에는 가족들에게 얼마나 친절한지 마치 입속의 혀같습니다.



먹고 싶은 것, 가지고 싶은 것 있으면 그날 잘 노려서 얘기하면 거의 100퍼센트 성공입니다.



라이딩은 매주 토요일에 있습니다. ‘금요일을 잘 보내자.’남편을 제외한 우리 가족의 전략입니다.

토요일 라이딩을 마치고 오면 여기저기 상처가 있지만 아프다는 소리는 절대 못합니다.



그런 소리 했다가는 당장 그만두라고 하니까요. 동호회에 다리가 부러진 분도 있는데, 집에 가서‘아’소리 한번 못 하고 다음날 알아서 병원에 갔다고 합니다.

한 번은 산에서 남편 일행을 보았는데 정말 기가 막히더군요. 집에서는 쌀 한 포대 쌀통에 부어 달라고 하면 기운 없어 못 든다고 하던 남편이 쫄쫄이 바지를 입은 채 자전거를 이고지고 온산을 누비고 다닙니다. 저는 그 분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집에서나 그렇게 좀 힘쓰세요”라고.

자전거를 수리하는 일은 또 어떻고요. 집에서 뭐가 고장 나 고쳐 달라고하면 불편하지 않으면 그냥 견디던지 아니면 저보고 고치라고 합니다. 그런데 자전거가 고장 나면 난리가 납니다.‘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는 기본이고, 한 번은 바퀴가 마음에 안 든다며 바퀴살을 다 떼어내 다시 조립하는데 밤을 새는 겁니다.



아침에 남편의 눈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인간의 탈을 쓴 토끼가 제 눈앞에 있는 줄 알았으니까요. 시뻘겋게 충혈된 눈을 끔벅거리며 “나 바퀴 다 고쳤어”하는데 기가 막히더군요.

가끔 제게 묻습니다.

“나 환자 같지?”

“그래, 환자 같다. 제 정신이면 그렇게 하겠어?”

우리가 여름 땡볕에 놀이동산이라도 가자고 했다면 우리를 가만 놔두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자전거를 타고는 한여름 땡볕이거나 동짓달 칼바람 속이거나 상관하지 않고 달려 나갑니다. 마누라 얼굴이 어떻게 생겼나 알고는 있는지 궁금할 때도 있습니다.



매일 자전거만 바라보고 분해하고 조립하는 것을 반복하니까요.

그런데 말릴 수가 없습니다. 자전거를 볼 때면 이 남자는 너무 행복해 보입니다.



때론 나가서 술 먹고 쓸데없는 데 돈 쓰는 것보다는 백 번 낫다는 생각도 들지요.



건강 역시 좋아진다는 생각에 남편 사랑을 자전거에 빼앗겼어도 참아야겠죠?



하지만 남편에게 이 한 마디는 하렵니다.

“이거 보세요, 남편! 더 이상 물건 구입은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수납장 터지려고 합니다. 차 트렁크랑 사무실에 몰래 숨겨놓은 물건도 내가 다 알거든요. 그리고 자전거만 사랑하지 말고 우리도 좀 봐주세요. 그리고 산 에서는 제발 조심해서 타세요. 아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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