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상 그렇지만

야간 근무를 하면 술취한 승객을 모실 기회가 많지요

오늘 술취한 승객하고 한판 했읍니다

오후 8시 20분 경 한성대에서 타서 공릉동 구길 가는 손님인데 타자마자 반말로 목적지 얘기하고 골아떨어지더군요 나이는 기껏해야 저보다 5살정도 어린것 같구만.....

워낙 술에 꼴아서 꺼려지만 일행이 차를 잡아 태워주고 휑 가버리니

원래 골뱅이(술취한손님 은어)덜이 그렇듯이 목적지 도착후 흔들어 깨워서 요금 주시고 내리시라고 하니

한 10분간 비몽사몽 정신 못차리고 미터기는 이미 지불로 눌러 놓았는데 그래도 최대한 공손하게 목적지 도착하였으니 요금주시고 하차하시라고 말씀드렸더니 대끔 소변 보고 준다고 기다리라고 하여 정차하고 있으니 볼일보고 아파트로 걸어 올라가는게 보이네 이런 닝기리 쫓아가서 요금주시고 가시라고 하니 내가 언제 택시 탔냐 소리를 고래고래 육두문자를 포함해서 반말로 지X을 하는데 아무래도 좋게는 않되겠다 싶어 팔을 잡아 끄니 뿌리치며 멱살을 잡더군요

같이 잡고 잠시 실랑이가 오가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쳐다보고 에이 승질 같아서는 대가리로 한번 들이받고 지구대 갈까하다 112신고 하고 순찰차 오는동안 그래도 요금만 받고 보내자고 생각해서 자존심 구기며 존대말 써가며 요금만 주면 된다 일을 복잡하게 만드냐 구슬르고 달래고 얼르고 해도 이인간이 X구멍을로 술을 처먹었나 법대로 하라고 X랄 염병을 떨더만 순찰차 오니 돈 주면 될것 아니냐 왜 난리냐 내가 뭔 잘못이냐

요금 8,500원에 30분 동안 영업 못하고 멱살잡이하고 유니폼 단추떨어지고 기분 더럽더군요

전에는 지구대 가서 조서 꾸미고 했지만 요즘은 그런거 취급 않합니다

가봐야 요금도 못받고 조서 받는다고 한두시간 소비하고 이래 저래 영업손해는 고스란히 기사가 감당해야 하니까요

년말이라 술취한 손님덜 많아지는데 편견없이 모시고 싶지만 한번씩 진상 손님 치르고 나면 몇일은 정나미가 떨어져 멀리서 기미만보여도 돌아가게 되는구만요..

가뜩이나 연말경기도 없어져 영업도 않되는데 이래 저래 망가진 하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