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초

그 때가 대학 입학할 나이대 였다.



어느 대학교 ... 입학 축제인지 오리엔테이션인지 ...

그 학교 입학한 친구가 놀러가자 해서 갔었다.



행사 자체는 거기서 거기 ...

안웃기는 ... 키 짧은 MC가 나와 무쟈게 웃겨보려 노력하고 ...



관중석 학생들은 ... 흠 난장이 똥자루가 유치 떨고 있군 ...

그 시대엔 코메디안이나 개그맨을 잘 안웃어 주던 시절 ... 난 지금도 그런편이지만 ...



초대 가수가 나왔다.

82년 대학가요제 대상곡인가 ... 조정희의 참새와 허수아비가 그래도 감동적으로 나오고 ...



이건 대학가요제 당시 화면인거 같다.(이 위치에 조정희 사진 올리려다 실패를 ... ㅠ.ㅠ)

이 때는 떨리고 불완전한 대학생 참가자 모습이고 ...



상 탄 후로 그 학교에 출연했을 때는 ... 나름 성취한 자신감으로 ... 전문가들의 보조로 ..

노래나 화장이나 의상이나 ... 보다 느낌이 좋았다 ... 스타의 면모랄까 ...



마지막 초청 가수가 송창식이었다.

머 송창식 많이 들었지 ... 하며 식상하게 생각했다.

특유의 멘트도 송창식 다웠다 ... 중얼 중얼 ...



그런데 ... 멘트가 끝나고 ... 노래를 시작하려

기타를 드드르륵 긁어 내리는 순간 ...



아 !

수십 미터 떨어진 ... 별로 후진 그 자리까지도 ... 기타 소리가 감동적으로 밀려왔다.



앞에 무명 가수들 ... 그리고 조정희 참새와 허수아비도 ... 기타 반주였다 .

그러나 그 기타들이 ... 마치 엠프 볼륨 높이면 일그러지는 스피커 같은 소리였다면 ...



송창식이 들러메고 ... 삐꾸(^^)로 사정없이 긁어내린 그 기타의 소리는 ...

그렇게 사정없이 긁어댔는데도 ...

푸른 하늘로 ... 진흙 덩어리 흩날리며 ... 한 없이 날아오르는 ... 힘 좋은 산악오토바이와도 같이 ...

일그러짐 없는 시원한 소리를 울려대고 있었다.



송창식이 어떤 곡을 불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

아마 ... 피리부는 사나이 ... 새는 ... 우리는 ... 몇 곡이었으리라 ... 아 고래사냥은 불렀다 ...

물론 ... 노래 ... 잘 했다 ... 아주 잘 했다 ...



그렇지만

기타 소리만 ... 유난히 아직도 귓전에 남아 있다 ... 검틱틱하고 쇠줄인 ... 그 통기타 소리가 ...

나중에 알았다 ... 송창식이 주변인들에게는 정신 없는거 아니냔 소리 들어가며 ...

당시 돈으로 1000만원인지 1500인지 주고 샀던 거라는 걸 ... (확실한 금액은 잘...^^)



2009년 11월 8일 KBS1 TV 7080에 송창식이 나왔다.

마침 ... 옛 친구 이성관의 기타공방을 다녀온 날이다.

그 시절 기타 소리 기억이 났다 ...



그 기타인 거 같기도 하고 ... 뒤쪽이 둥근 플라스틱 통은 아니었던 거 같기도 하고 ...

관리를 안해서 소리가 헐어진 거 같기도 하고 ...

음향 감독이 함춘호의 기타 볼륨을 높이고 송창식 기타 볼륨은 죽인 탓이긴 하지만 ...

오히려 ... 옆에 연주하는 함춘호 기타 소리가 더 좋은거 같다 ...



그러나 어쨌든 ... 둘 다 기타 잘친다 ...

노래는 더 잘 하는거 같다 ... 성악을 공부했던 ... 그 바탕이 그 나이에도 어디 가지 않은거 같다 ...



안비싸고 안폼나는 ... 소리는 좋은 오디오를 TV에 연결해서 듣는다 ... 소리가 참 좋다.

LED 벽걸이 ... ? 아니다. 볼록이 29" 진공관 ... 그러나 안바꾼다 ... 이 소리 ... 안나온다 ... ^^



좋았다.

일부분 ... 목청 높여 따라 부르니 ... 지 방에 있던 딸래미가 빼꼼히 내다보며 웃는다 ...

고음이 떨린다나 ... 나야 뭐 그렇지 ...



추억의 옛 가수들 ... 노래들 ... 자주 듣고 볼 수 있기를 ...

(그나 저나 ... 김추자 7080 함 안나오려나 ... ^^)



http://cafe.daum.net/LeeGuitar 에 가면 동일 제목 글 있다.

여긴 사진도 동영상도 올리기 힘들어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