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실제로 스토킹 한 건 아니고 싸이로 뒤져 봤습니다.
오늘 문득 그녀가 생각나 혹시나 하고 검색해 보니 그녀의 블로그가 있더군요.
대학 새내기 시절 첫눈에 반해 버린 그녀..........
이지적인 얼굴, 가녀린 몸매, 고상하고 품위있는 언행, 나긋나긋한 그녀 특유의 말투......... (뭐 거의 이영애의 도플갱어라고나 할까요. 사람 뒤에서 후광이 비치는 걸 본 건 그녀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학과 퀸카이자 1년 선배였던 그녀 때문에 설레이는 가슴을 부둥켜앉고 날밤 지새웠던 적이 수도 없이 많았죠.
소심했던 성격탓에 대화도 몇번 밖에 해 본 기억이 없네요.
남자 선배들에게 항상 둘러 쌓여 있었기에 먼 발치서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대하고 복학한 시점에 이미 그녀는 학교를 졸업했고, 그 이후의 소식은 듣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싸이를 검색하니 작년에 결혼을 했더군요. 왠 느끼한 아저씨랑 행복한 얼굴로 웃고 있는 그녀의 사진들이 블로그에 공개되어 있었습니다.
근데 충격적인 건 그 아름답던 얼굴이 아줌마로 변해 버린 겁니다.
설마 그녀가 맞나 싶어 아주 자세히 살펴보니 예전 그녀의 얼굴이 어렴풋이 남아 있더군요.
9년밖에 안 지났는데........... 누나, 누나의 얼굴은 도무지 30세로 안 보여 털썩
그동안 그렇게 힘들었던 거야? ㅠ.ㅜ
차라리 추억의 상자속에 고이 담아둘 걸 그랬습니다. 추억 속 기억들이 산산조각 나서 제 폐부를 찌르는 것처럼 가슴이 아립니다.
세월의 무상함을 처음으로 느끼네요.
여전히 옆구리는 시리고, 소주가 간절해지는 겨울밤입니다 커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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