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옮긴지가 얼마 안됐습니다만 요즘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좀 많이 받고 있습니다.직장생활 하는 분 그 누구라도 그렇겠지요.
일하는 방식도 제가 그간 해왔던 방식과 다르고 다 저보다 뛰어난 분들이 계셔서
제가 허술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일을 해왔는지...제 경력 자체가 다 부정이 되는 느낌이기도 하구요.
물론 옮긴 회사가 이전 회사들에 비하면 규모가 많이 커서 적응이 조금 힘들겠다는 각오는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답은 잘 안 보인다 싶은 느낌인거지요.
한 고비 넘었다 싶으면 다른데서 문제가 생기고..저는 문제없다 판단하는 걸 윗분께서는 그렇지 않다 판단하시고...회사 스타일도 문제지만...사람과 스타일이 안 맞는게 더 큰 문제다 싶은 생각이 많이 듭니다.
보통..이런 문제 별로 없이 잘 다녔었는데..
여자분들하고 잘 안 맞는 느낌이 좀 있습니다. 처음 직장생활하면서도 여자 상사분하고 영 안 맞아서 그만뒀었거든요.
그래도 직장생활도 할만큼 했고...
힘들고 피곤했어도 어디서든 그럭저럭 적응잘하면서 일 못한다 소리는 안 듣고 살았는데..스스로한테 자괴감이 많이 들고 '이것밖에 안됐나' 싶은 생각이 스스로한테 많이 들어서 위축되고 자신감도 떨어지고 그런 요즘입니다.
문제는 상황이 이렇게 한 번 어긋나기 시작하니 계속 포인트 못찾고 헤메는 게 문제지요. 자꾸 일하기는 싫고 도망가고 싶고...그래도 경제상황 생각하면 쉽지 않고.
어제도 제 바로 윗분께 신나게 깨지고(사실 저는 그렇게 깨질만한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겠죠?) 파김치가 되어 집에 들어갔습니다.
평소 같으면 제 아내가 야근 많다고 투덜투덜대는데 요새..제가 힘들다는 낌새를 눈치챈 모양입니다.
아내가...한 마디 합니다.
"오빠..너무 힘들면 그냥 좀 쉬면서 다른데 알아봐. 오빠 기운없이 다니는게 더 싫어."
그 얘기를 듣고는 부부가 끌어안고 조용히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아직 결혼한 지 일 년 정도밖에 안돼서 일수도 있지만...
아내도 일을 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큰 압박이 없어서 일수도 있지만...
쉽게 꺼낼 수 있는 말은 아닐텐데...자기도 힘들게 일하고 있는데...
저보고 힘들면 쉬라고...편하게 알아보라고 합니다.
그래서 다시 마음 다잡고 열심히 해보자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만...
요즘 같은 스트레스 상황이 계속되면 쉽지는 않겠지만 다른데 알아보면서 좀 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습니다. 그래도 하루 종일 든든한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참 못났다 싶은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그래도 항상 내 편인 사람이...
당장 월급보다 남편의 기운이 더 중요한 소중한 사람이 있음에...
감사하고 또 감동 받은 어제였습니다.
燮
P.S : 혹시 웹 기획자 구하시는 분 없으신가요? 경력은 대략 6년 정도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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