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사운드포럼에 특수한 스피커(소노다인 제작)가 들어왔다는 글을 읽고, 무척 궁금해졌습니다.
더구나 김사장님께서 “요 근래의 일 중에서 가장 흥분되는 일”이라는 글까지 올리셔서, 더욱 호기심이 커졌습니다.
이 특수한 스피커는, 스피커에서 소리를 최종적으로 만드는 진동판(콘)의 재질이 ‘한지’라는 것입니다.
오백년 간다는 비단보다 더 긴, 무려 천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한지를 발음체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얼마 전 TV에서 한국산 전통 한지는 일본의 화지보다 그 내구성이나 인장 강도 등에서 더 뛰어나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기도 해서 ‘한지 스피커’가 더욱 궁금했습니다.
그러나 오디오 마니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음질’일 것입니다.
그래서 자주 듣는 음반 몇 가지를 가지고 사운드포럼으로 한걸음에 달려가 보았습니다.
마침 6.5인치 미드우퍼 한지 유닛이 뾰족이 비파 트위터(랩소디에 달려 있는 것임)와 함께 비올라 통에 2웨이 형태로 테스트하기 위해 장착되어 있었습니다.
네트워크 역시 임시로 콘덴서와 코일만 대강 붙여서 어떤 소리가 나는지 테스트용으로 붙어있었습니다.
그리고 뒤쪽이 뻥 뚫린 통에 8인치 한지 유닛이 장착되어 있는 스피커(위 사진)가 별도 있었는데, 이 스피커에선 10kHz이상의 소리가 제대로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강 이런 상황을 참고하고 두 개의 스피커 시청에 임했습니다.
기기들은 CD-77, 사라지다 프리, 파워앰프를 연결하였습니다.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맑고 따뜻하다.”입니다.
그 동안 아큐톤, 스카닝, 스캔스픽 유닛과 여러 가지 리본 유닛 등을 많이 들어봤는데, 한지로 만든 유닛에서 나는 소리는 정말 색다른... 아니 놀라운 소리였습니다.
“맑으면서도 또랑또랑하고, 그리고 가벼운 듯 하면서 힘이 있는 소리”라는 느낌입니다.
빈티지 오디오 마니아분들도 정말 좋아할만한 소리인 것 같습니다.
6.5인치 한지 미드우퍼와 뾰족이 비파 트위터의 조합은 별로였는데, 제 생각에는 이 트위터가 ‘한지 미드우퍼’의 맑음에 뒤처지는 것 같았습니다.
오히려 ‘한지 미드우퍼’에는 리본 트위터가 더 잘 맞을 것 같다는 김사장님 말씀에 저도 그럴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한편, 8인치 한지 풀레인지 스피커의 소리는 6.5인치보다 훨씬 큰 공간감, 따뜻함이 느껴졌습니다.
아마 풀레인지 스피커처럼 들었고, 통 울림도 한몫했을 것입니다.
이 유닛에 적당한 리본 트위터로 짝을 맞추면 얼마나 기가 막힌 소리가 나올지 상상만 해도 무척 기대가 큽니다.
두 가지 ‘한지 스피커’에서 나온 소리를 대강 정리해보면,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최고의 기교파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렝이 연주하는 것을 들어보면, 피아노의 한음, 한음이 무척 맑고 또랑또랑합니다.
드보르작의 현악 4중주곡 제12번 ‘아메리칸’ 제2악장을 블라흐 4중주단(NAXOS)의 연주로 들어보면, 현악기의 까칠까칠함과 따뜻함이 해상력 높게 잘 살아납니다. 그렇다고 절대로 빽빽대는 소리는 아닙니다.
조수미가 부르는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에 나오는 ‘울게하소서’(WanerClassics)에서 반주악기인 쳄발로 소리가 아주 사실적이고, 조수미의 목소리는 맑고 부드러우며 울림이 풍부합니다.
스웨덴의 포크 가수 카롤라가 부르는 ‘사랑의 왈츠’(KKV)에선, 시원하면서도 따뜻한 카롤라의 청량한 목소리의 질감을 잘 살려냅니다.
살레나 조네스가 부르는 ‘필링스’는 맑고 부드러우면도 그녀의 목소리 질감이 잘 묻어나옵니다.
주빈 메타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자라스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의 첫부분 ‘전주곡’에선 트럼펫과 트럼본 소리가 마치 혼형 스피커에서 나는 소리처럼 앞으로 시원하게 뻗어 나오면서 주변 울림도 무척 풍부합니다. 이어서 울리는 북소리의 타격감이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됩니다.
마지막으로 첼리비다케가 뮌헨 필을 지휘한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 4악장 ‘환희의 송가’ 앞부분에서 솔로가수의 목소리에 무척 힘이 실려 깜짝 놀랐습니다. 아마 사라지다 파워의 힘이 넘쳐서 그런 모양입니다. 그렇다고 목욕탕 울림은 전혀 아니며 상당한 해상력에 에너지가 실린 목소리입니다. 또 반주 오케스트라의 펼침과 울림, 힘도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됩니다.
이렇게 몇 가지 음반을 걸어보니, ‘한지 스피커’에 대한 저의 호기심은 어느새 놀라움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맑음, 따뜻함, 가벼움, 해상력, 힘 등이 공존하는 저 유닛들을 앞으로 이용하면 과연 얼마나 더 멋진 소리가 날까’하는 즐거운 상상으로 가득 차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하고는 무척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한지 스피커’가 음압도 높아서, 저출력 진공관 앰프들과 매칭하기도 좋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큽니다.
마지막으로 사운드포럼에서 이 ‘한지 유닛’들을 이용하여,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소리를 내는 스피커 시스템을 만들어내리라 확신하며, 정말 모처럼 즐겁고 기대에 찬 간략한 시청기를 마칩니다.
고맙습니다.
ps:글제주가 없어 사운드 포럼에서 퍼왔습니다. 만 국내에서도 외산 스피커에비교해도 떨어지지않는 스피커가 출시돼 이렇게 올립니다.
8인치 플레인지 스피커를 밀페형 개방형으로 나누는데 그 차이점이 뭔가요. 초보자에게 가르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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