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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나 영화는 따라올 수 없는 것이 실제 인생....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12-02 07:17:16
추천수 0
조회수   703

제목

소설이나 영화는 따라올 수 없는 것이 실제 인생....

글쓴이

윤석준 [가입일자 : 2001-02-12]
내용
젠장............누가 저런 글을 올려서 아침부터 혼자서 모니터 보면서 펑펑 울고.....마음이 아파서.......



저 아래 "딸을 백원에 팝니다" 이야기 말입니다.

아.......







저 글을 읽다보니 문득 제 어렸을 적 생각이 나서 몇 자 씁니다.

어린 나이에 제가 "픽션은 리얼을 이기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 사건이죠...



제가 국민학교 다닐 때, 제가 다녔던 학교는 시골에 있던 작은 학교였습니다.

지금은 폐교가 되었죠....즉, 저는 모교가 없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한 학년이 한 반 밖에 없었던 저희 학교에서, 저희 학년은 서른 명 정도 되는 반이었습니다. 당시에 7-8명 정도 밖에 없던 학년도 있었으니, 저희 학년은 괜찮은 편이었죠...읍내에서 학교를 다니다 전학을 간 저는 시골 아이들 틈에 끼어서 약간은 도시 아이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읍내에서 살다 오기도 했거니와 아버지가 농사를 안 지으시고 회사를 다니셨으니 조금 달랐을 겁니다. 공부도 그 아이들과는 비교가 안되게 잘 했죠....읍내 학교에서도 1-2등은 했으니, 6년동안 1등은 도맡아 놓고 했습니다. 6년동안 반장이었구요....



글짓기 대회같은 것이 있으면, 저희 반에서 1등은 당연히 제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시골 아이들.....공부할 시간없었습니다. 보통 학교 갔다오면 다들 책가방 던져놓고 소몰고 나가는 아이들이었죠....그나마 저처럼 집에서 동화책이라도 볼 수 있는 아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 때가 아마....5학년 정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해에도 글짓기 대회가 있었죠....대회가 끝나고 시상이 있던 아침조회 시간에, 그 때도 저는 당연히 올해도 시상은 제가 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예상외로.....제가 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선생님께서 글짓기 최고상으로 지목해서 부른 아이는 놀랍게도.....우리 반에서도 공부를 참 못했던....그리고 제 지금 기억으로도 조그맣고 예쁘지도 않고 주목할 것도 없던 그런 애였습니다. 이름이 아마 '신연주' 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선생님이 상 받을 사람을 호명을 하시고, 연주는 전교생이 모여있는 아침 조회의 단상 위로 상을 받기 위해 올라갔습니다.

예상치 못한 일격을 받은 저는 조금 어리둥절한 상태였지요.

"저렇게 공부도 못하는 애가 어떻게 글짓기 상을 받지? 나보다 잘 썼을 리가 없는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요....



상을 받고 난 다음에,

상을 받은 작품을 전교생 앞에서 읽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연주는 쑥스러운 듯, 자기가 쓴 글의 원고를 받아들고 전교생 앞에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제목은 "내 동생" 이었습니다.



저는 그 글을 들으면서,

연주가 얼마전에 병으로 동생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글 내용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나는 것은

단 한번도 글짓기 내용을 들으면서 울어 본 적이 없었던 우리 학교 국민학생 아이들 모두가 다 울음바다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아마도......"내 동생은 너무 예쁘고 귀여웠다...."는 내용으로 시작했던 것 같은 이 글짓기 내용은 아무것도 모르는 국민학교 어린 아이가 사랑했던 동생을 잃은 슬픔을 쓴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다 울었습니다. 글을 읽는 연주도 울었고, 듣는 우리도 울었고, 선생님들도 울었습니다.



그 낭독을 들으면서, 저는 겨우 국민학생밖에 되지 않은 나이였지만,

그 때 그걸 깨달았습니다. 이후로 저는 이 이야기를 다른 곳에서도 많이 합니다.

"지어낸 이야기는 절대로 현실의 이야기를 앞지를 수 없다".....일까요.......





인생은 때로 소설이나 영화처럼 극적이거나 박진감이 없더라도

그것이 가진 리얼리티 때문에

사람들에게 훨씬 더 강한 감흥을 남기는 법입니다.

그래서 인생이겠죠......



결국 사람이 받는 리얼리티에 의한 감흥은,

아무리 우리가 열심히 조작하더라도........

실제 리얼리티에서 만드는 것처럼은 만들수가 없더라.....는 것이 저의 결론입니다.



인생은 인생이죠...^^





오늘도 다들 좋은 하루들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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