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티악 VRDS7 CDP로 잘 들어오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바꿈질병이 도져서 장터를 기웃거리다보니 어느새 다른 CDP를 들였습니다.
그래도 티악만의 소리를 포기할 수 없어서 쉽게 내놓지 못하고 있다가, 안사람이 빨리 팔아서 추석선물 사는데 보태라고 엄명을 내려서 전부터 찜하신 분께 보내게 됐습니다.
VRDS7에 처음 관심을 가진 것이 이 듬직한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요즘의 유럽산 CDP들과 같은 세련미와는 거리가 멀지만, 티악 특유의 단순한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탐을 내고 있는 중에 중고로 내놓으신 분이 있어서 냉큼 들고 왔습니다.
처음 CD를 넣었을 때 트레이 들어가는 소리가 어찌나 큰지 사자마자 고장난 줄 알고 잠시 긴장했었는데 다른 사용자들의 글을 보니 원래 그런거더라고요.
진동방지에 신경을 많이 쓴 메카니즘이라는데, 트레이가 나오고 들어가는 속도가 꽤 빠르릅니다.
CD인식속도도 빨라서 CD를 트레이에 올려넣고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자리에 앉기도 전에 음악이 나옵니다.
앞에는 표시창이나 버튼이 있어서 덜 한데, 뒷모습은 참 썰렁합니다.
전원코드와 RCA 아나로그 출력 단자, 광,동축 디지털 출력 단자, 그리고 디지털 출력 On/Off 스위치 뿐입니다.
밸런스 출력 단자라도 있으면 좀 덜할텐데요.
지금까지 들어본 다른 CDP와 비교해보면 VRDS7의 특징은 울림이 풍성하고 드라마틱하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이소라 음반을 들을 때면 첫 가사가 나오기 직전의 목의 떨림까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다른 CDP에서는 그런 느낌을 받지 못해서 보내기가 아쉽지만, 안사람의 명을 어겼다가는 그나마도 음악을 못듣는 불행한 일이 벌어질 수 있으니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도 새로 들어온 NAD S500 CDP가 있어서 위로가 됩니다.
보내기 전에 VRDS7를 많이 들어보려고 하는데, 자꾸 CD가 S500에 들어가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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