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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은...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11-09 21:20:14
추천수 0
조회수   810

제목

11월은...

글쓴이

최정환 [가입일자 : 2004-02-19]
내용


11월은 가을이 아니다. 그렇다고 겨울도 아니다.

늦가을과 초겨울이 만나는 그 언저리 어디쯤이다.

입동과 소설이 들어있긴 하지만 온난화가 심화된 요즘엔 그것은

달력속의 절기에 지나지 않는 듯 하다.



비가 오다가 눈이 되기도 하고, 눈이 진눈깨비로 다시 비로 변하는

변화무쌍한 달이기도 이다.



11월은 떠나는 달이다.

초록이 바랜 덤불에서 작은 열매들이 마지막 햇볕을 즐기고 있을

무렵인 11월에는 철새들이 하늘높이 날아 길을 떠난다.



떠나는 것이 어디 철새들 뿐이랴.

우리 할어버지도, 우리 아버지도 11월에 떠나셨고 나도 가문의

전통에 따라 머지않은 11월에 떠날지도 모른다.



11월에는 마음도 길을 떠난다.

무엇인가를 잃은 것 같아 차표를 사고 싶고, 외딴 간이역에서 어떤

아름다운 여인이 나를 기다릴 것만 같아 기차에 몸을 싣고 싶어진다.



11월은...

한해가 다 가기에는 아직 한달이 남아있는 시간이다.

얼마 남지 않은 예금통장의 잔고처럼 나는 올 한해의 이 마지막

나의 여유를 아끼고 싶다.



지천명을 넘게 살아오면서...

12월은 언제나 후회속에 보내야 했다.

돌아보면 아무 것도 이룬 게 없는데 시간은 저만히 뻘써 꼬리를 감추고 있었다.



11월은..

내가 좋아하는 바바리 코트를 입을 수 있는 달이고, 첫눈을 만날 수 있는 달이며,

한잔의 술과 한모금의 담배와 그리고 따뜻한 한잔의 커피가 제 맛을 내는 달이다.



나는...

초록의 빛을 잃고 앙상하게 붙어있는 나뭇잎 뿐만 아니라 석양을 등지고

서 있는 하얀 억새, 아득히 멀어져 가는 먼 산, 추수가 끝난 빈 들판,

우수어린 여인의 눈빛같은 하늘, 어찌보면 조금은 슬퍼보이는 듯한 이런

11월의 풍경을 사랑한다.



여러분은 어때요? 11월의 감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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