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년 전쯤 일이네요.
집사람이 우리 아들 녀석을 임신했을 당시니까요.
만삭(예정일 2주전)의 몸으로 지하철로 직장을 다녔는습니다.
하루는 지하철 좌석에 앉아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하는데
누군가 앞에서 자기를 발로 툭툭 차더랍니다.
놀라서 고개를 드니 웬 50대 아주머니가 그러고 있었다더군요.
그러면서 하는 소리가
"젊은 x년이 어른 앞에서 조는 척 하며 앉아있네..."
이런 식으로 이야기했다더군요.
남에게 싫은 소리 못하는 성격인 집사람은 아무 말도 못하고
죄인처럼 일어나 자리를 비켜줬지요.
가는 내내 퉁퉁부은 몸으로 그 아주머니 앞에서 서서요...
좌석도 노약자석이 아닌 일반석이었답니다.
집사람이 이 이야기를 하면서 저녁을 먹으며 서럽게 울더군요.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합니다.
상황과 격에 맞는 예의, 예절
상대방에 대한 배려 혹은 매너...
우린 이런 것이 부족한 사회에 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가끔은 내가 항상 최우선이라고 생각하는 가치에 대한 재고도 필요하고요.
물론 저 자신부터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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