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애가 오토매타 박물관 할인권을 구했다고(?) 가자고 졸라서 아침에 나갔다가, 오후에 집에 왔습니다.
시간이 대충 5시 정도..
맞은편 집 아저씨가 현관 앞에 서 계시더군요. 인사를 하고 우리는 집으로 들어갔죠.
씻고 대충 정리하고 내려가서 담배 한대 피우려고 현관을 열어 보니까, 앞집 아저씨 아직도 서 계시더군요.
헨드폰을 들고 계시길래 통화할게 있으신가 보다 했습니다. 또 인사..
저녁 먹고 7시 정도 됐는데, 현관 밖에서 소리가 들립니다.
(통통통~ 통통통~) 여보.. 문 좀 열어봐...
아... 쫓겨나신 거였구나.. -_-;;;
8시...
(통통통~ 통통통~) 여보.. 문 좀 열어봐...
앞집 아저씨 때문에 담배 피우러 못 나가서 금단 증상이 극에 달하고..
호랭이 쑥, 마늘로 버티다 굴을 박차고 나가는 심정으로 분연히 현관 문을 열어 제치니..
아저씨 고개 휙 돌리고 또 전화하는 시늉.. 츄리닝에 슬리퍼 신은 모습이 추워 보였..
오늘꺼 소급해서 한번에 피우고 올라가자고, 3대를 연달아 피우고 다시 집으로..
10시...
(통통통~ 통통통~) 여보.. 문 좀 열어봐...
드라마의 대왕 세종은 앞집 아저씨 덕분에 초중종성의 비밀을 밝힌듯 싶었습니다.
세종 가라사대...
"우리 소리 [문]은 므우운의 세가지가 합쳐진 소리였군화~"
"우리 소리 [좀]은 즈오옴의 세가지가 합쳐진 소리였군화~"
-_-;;;
12시...
(통통통~ 통통통~) 여보.. 문 좀 열어봐...
"정말 아주머니도 너무하시네.. 일단 문은 열어주고 얘기를 하셔야 되는거 아녀?"
"아저씨가 너무한거지! 일단 다른데 있다가 화가 식을때쯤 와서 열어 달래야지!"
"그래도 아저씨 쏘샬 포지션이 있는데.. 동네 창피하잖아!"
"화났을때 그런게 어딨어!"
-_-;;;
1시...
(통통통~ 통통통~) 여보.. 문 좀 열어봐...
아 놔... 퀵으로 알곤 용접기 받아 드리고 싶었습니다.
대망의 1시 30분...
(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
*&^%$#@@#$%$#%$^%*%&$^%#%# 문 안 열어!!!!!!!!!!!!!!
드디어 굳게 닫혔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고 아저씨 들어가시더군요.
어이구.. 한나절을 문 앞에 있었는데 이제 뽀사지는 소리 나겠구먼... 했는데...
조용합니다. 밤이슬 또 맞기 싫으셨는지.. -_-;;;;
주차장에서 몇 시간 참은 담배 몰아 피우면서 저도 말 잘 듣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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