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 뒤에야 올줄 알았던 앰프가 생각보다 일찍 와서, 모든 기기를 연결하고 소리를 들어 볼수 있었습니다. CD를 플레이시키는 순간, 제가 일찌기 오디오에서 들어 본적이 없었던 아름다운 소리가 났습니다. 퇴근 후 모두 연결하고 나니, 너무 밤이 늦어 쇼팽의 야상곡만 들어 볼 수 있었는데 피아노 소리가 마치 한 여름밤 개울물 흘러가듯 맑고 투명하게 들려서 깜짝 놀랐습니다.
소리 자체가 좋기도 하였지만, TR앰프에서 나오는 소리와는 완전히 다른 소리가 나더군요. 원음을 그대로 재생하는 것과는 좀 거리가 있었지만 듣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은 소리였습니다. 어차피 100만원도 안되는 시스템에서 원음처럼 재생하겠다는 욕심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본다면 내가 듣기에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아무튼, 처음 들어보는 진공관 앰프는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피아노 소리는 매우 아름다웠고 바이올린 소리도 아름다웠습니다. 성악도 꽤 아름답게 들립니다. 가요, 특히 발라드는 달콤하게 드립니다.
그런데! 다음 날 들어본 첼로소리는 너무 들뜹니다. 저음이 깔리면서 북북 긁는듯한 첼로음이 아니고 하늘하늘 날립니다. 대편성곡은 스케일이 안 느껴지고, 댄스곡은 빵빵거리는 저음이 없어 흥이 안납니다. 락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체로 중고음이 많은 곡들은 매우 아름답게 들리는데 중저음이 많은 곡들은 너무 하늘거리며 저음이 없어지네요. 저음이 풀어지는게 아니라 거의 안 납니다. ㅠ.ㅠ
이것참, 입문부터 어렵네요. 하하하...
앰프 : 아무 정보도 없이 모양만 보고 고른 중국제 EL34 싱글 인티 앰프
씨디피 : 와싸다 이벤트로 구입한 데논 DCM-500AE
스피커 : 스피커선까지 공짜로 챙겨주신 고마운 분으로부터 중고 구입한 PSB image 5T
그런데 PSB image 5T가 원래는 저음이 풍부한것이 맞죠? 다들 그런 평이시고 어떤분은 저음이 너무 많아서 아파트에서 듣기에 부담스러울 정도라고 하시던데 저는 저음이 거의 안 나는 것은 스피커의 특성보다 진공관 싱글앰프의 특성이 훨씬 더 드러나서 그렇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아니면 스피커 자체가 저음이 적은건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