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규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한 사람입니다.

물론 김재규가 본인이 쌓은 원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이지만,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민주주의에 대한 소신도 분명했고, 그런 측면때문에 박정희에게 소위 따를 당했던 것이죠.

김재규가 권력에만 눈이 멀었다면 차지철과 충성경쟁을 벌였을텐데, 박정희가 싫어하는 방향으로 행동했기 때문에 박정희로부터 멀어진 것이죠.



김재규가 군사정권의 실세이면서도 민주주의에 대한 나름의 신념같은 것이 확고했기 때문에, CIA 내부평가에서도 김재규에 대해서 유일하게 말이 통하는 정권실세라 표현해습니다. 이런 사연때문에 박정희 저격이 CIA 음모라는 말이 나돌기도 했지만 사실 전혀 근거없는 사실이죠.



김재규를 평가할 때 빠트릴 수 없는 것이 장준하 선생과의 인연인데, 김재규에서 장준하 선생을 뒤에서 많이 봐줬죠. 자금도 대주고 이런 저런 정보도 흘려주고... 저는 김재규가 인간 장준하에 대한 개인적인 존경심에서 이런 행동이 나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김재규를 민주투사나 열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당시 장준하 선생을 존경하는 군부세력이 김재규말고도 꽤 존재한 것을 알고 있습니다. 장준하 선생이 학생들 데모하고 민중투쟁만으로는 군사정권을 종식시킬 수 없다고 생각하신 이유도, 군부내 양심적인 군인들에 의한 권력교체가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수단임을 알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저도 박정희라는 인간은 대한민국 국민 수백만을 죽이고도 집권할 인간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에 당시 치열해져만 가는 민중의 저항이 박정희의 죽음이 없었다면 얼마나 많은 피를 불렀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그리고 박정희가 후계자로 키웠던 수많은 똘만이중 하나가 전대가리였습니다. 박정희가 살았다면 어떤 미친 박정희 2세 3세가 나왔을지 모를 일이죠.



이런 면모들을 생각하면 김재규가 박정희를 죽인 것은 비극이고, 잘못이지만 그게 대한민국 우리국민에게는 그래도 나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박정희는 죽기전에는 절대 권력을 내놓을 인간도 아니었고, 죽기 직전에 권력을 내려놓을 때도 이미 보험용으로 박정히 2세 3세를 만들어놓고 죽을 인간이기때문에, 지금도 우리가 군사정권 아래서 신음하고 있을지도 모를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