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간 동일한 시스템을 사용했습니다. 그 사이에 이사는 몇번을 했고요.
아마 누가 보시더라도 정말 썰렁한 시스템입니다.
사실 이 시스템을 구입하기 전까지는 여러가지 기기들이 이런 저런 오디오 랙에
잔뜩 있었습니다.
일주일에 한두번씩 LP판 닦고 정전기 제거하고 바늘청소하고 그런 것을 취미삼아
했었을 정도니까요. LP판 아껴 듣기 위해서 릴,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도 자주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음악 듣기 좋은 집으로 이사하면서 모든 것을 창고에 넣어버리고
(당시엔 와싸다 같은 장터가 없어서...) 아래 사진에 보이는 801-3와 와디아DAC
클라세25 파워 앰프 그리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필립스951을 트랜스포트로한
시스템을 들였습니다.
제가 식성도 워낙 양념을 최소로한 원재료 맛이 충실한 음식을 좋아하는터라...
청담동에서 오디오 샵을 하는 후배에게 부탁을 하여 기기 구입을 하였는데
저보고 미쳤다고 했습니다. 프리앰프없이 사용하면 소리가 매우 거칠텐데
말도 안되는 구성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집에 배달하여 세팅을 해 들어보곤 그 후배도 깜짝 놀라더군요...
5개 정도의 고가 저가의 트랜스포트를 들였던 적은 있습니다.
아주 싸구려 미니기기를 CDT로 시험삼아 연결했을 때 말고는
제 귀에는 거의 차이 없이 들리더군요.
아뭏든 그 이후로 음악만 들었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멀쩡한 필립스951을 티볼리하고 바꾸고 평택의 매우 친절하시고
음악 좋아하시는 분으로부터 사운드포럼의 cd7을 들여다가 트랜스포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필립스 프로2 메커니즘 쓰려고...ㅎㅎ
제가 워낙에 시간이 많지 않아서 바꿈질하는 시간이면 음악을 조금더 듣자는
주의라 앞으로 외국으로 이민갈 때까지는 이 시스템을 계속 사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은 포노 달린 진공관 프리를 하나들여서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턴테이블을 연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창고에 오랫동안
쳐 박혀 있는 옛날에 좋아하던 음반 듣고 싶어서요....~)
오랫동안 801을 울려준 클라세25
제 취향처럼 정말 썰렁한 디자인 입니다. 전원 스위치, 전원표시 다이오드
그리고 간단한 제품명...
크렐하고 비교하여 들였던 제품입니다. 원래 클라세DR-25란 모델인가 뭔가를
A/S 조항 바꾸고 겉 모양만 바꿔서 나온 제품인데 싸나이 같은 앰프입니다.
제가 외국에 7년간 나가 있다 돌아와보니 전원부 한쪽의 커패시터가
안좋아져 있어서 수리한 것 말고는 정말 튼튼하고 파워풀하게 만들어진 앰프입니다.
소리에 군더더기 없고.....소비전력이 1350W인데 열은 생각보다 별로 나지 않습니다.
수입상 표시에 보면 "한미로얄, 와디아, 프리앰프(DAC)"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당시에 와디아에서 디지털 프리앰프라고 광고했었을 정도로 단순한 가변 출력이
아니라 파워 직결형입니다. 제품 설명서에 보면 프리앰프를 사용하지 말것을 매우
강조했습니다.
최근 들인 사운드포럼의 cd7
잘 작동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제가 막귀라 그런지 CDT에 따른
음질 차이는 그다지 크게 느끼지 못합니다.
많이 듣던 음반을 걸면 디테일이 약간 좋아진 듯한 느낌이 들긴 하는데...
그 흔한 매트릭스 801-3 블랙.
제가 살때만 해도 그렇게 흔하지 않았었던 것 같았는데 어느 순간 지나니까
매우 많아졌더군요. 16년이 지난 지금까지 모든 면에서 아직도 새것 같습니다.
매트릭스801 사용하시는 분들중 저음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매트릭스 801의 저음은 바닥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습니다.
다행히 제가 설치한 방은 땅에 닿아 있고 매우 단단한 바닥이라
지면에서 거의 떨어져 있지 않아도 저음이 깨끗하게 들립니다.
대략 이런 모양.
시스템 반대쪽에 2인용 소파 하나만 달랑있습니다.
영화하고는 달라서 음악은 2사람이 들으려고 해도 정원 초과라 생각됩니다.
전 음악은 기본적으로 혼자 듣을 때가 95%입니다.
시스템보다는 세팅이 소리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큽니다.
그래서 시스템은 최대한 간결하게 그리고 룸튜닝을 잘해야 되는데
이사한지 2달 가까이 되었건만 어제서야 겨우 스피커 위치 잡았습니다.
마침내 거실에서 방으로 옮긴 다음 이리저리 움직여 겨우 자리 잡은 것이
옆 벽에서 1.8미터 정도 뒷벽에서 60cm 정도 띄어 놓는 것에서 타협을보고
스파이크 박고 슈즈 위에 올려 놓았습니다.
뒷벽에서 띄울수록 저음의 양이 늘어나고 정재파가 생기더군요.
벽 콘센트가 시스템 바로 뒤에 있지 않아 에어컨용 콘센트에
연결해 놓아 전원선의 길이가 2.5미터 정도 되는 것이 매우 불만입니다.
쉴드처리된 두꺼운 전선을 멀티탭(진짜 멀티탭은 아니고 내부의 것을
모두 제거하고 연결 단자만 사용합니다.)에 연결하고 소스기기들은
아마티를 통해서, 파워앰프는 멀티탭에 직접 연결했습니다.
대략 모든 기기에 귀를 밀착하고 들어봐도 험노이즈는 전혀 없습니다.
이제부터 조금씩 룸튜닝을 해야합니다. 흡음재와 반사재로쓸 목재를
구해다가 놓고 여러가지 시도를 해봐야지요.
ㅎㅎ...썰렁한 시스템에 썰렁한 방 좀 썰렁한 글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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