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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댁에 경향신문 놔드렸어요~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10-24 12:51:50
추천수 0
조회수   562

제목

부모님 댁에 경향신문 놔드렸어요~

글쓴이

한은경 [가입일자 : 2004-05-26]
내용
벼르던 일을 드디어 실행에 옮겼습니다.

시부모님은 부산 사시고.. 부산 사시는 예외없는 한나라당 사랑 으르신들 중의 두 분이십니다.



남편과 시동생들은 모두 반한나라당 입장이구요.

저야 시댁에서 며느리 입장이라 정치 얘기하면 별 얘기 못하고 가만히 듣고만 있지만

작년 대선 전에 그 광운대 동영상 나왔을 때

그 동영상이 조작이라고 하시더군요. -_-

남편 왈 "아버지 동영상은 조작하기 힘들어요."

"요즘 인터넷에 얼마나 괴문서가 판치는데 동영상 조작하나 못해!"



평소에 온화하시고 자상하시던 아버님이 꽥 소리치시는 걸 보고

도저히 표정 관리가 안 되서 애기 델고 안방에 들어가버렸지요.



그나마 광우병 사태 이후론 아버님은 정치 얘기엔 아무 말씀도 안 하시고 ;;

어머님은 MB 욕은 무지하게 하십니다만 아직도 한나라당에 대한 애정은 여전하신 듯 하네요.

하지만 아들 딸 며느리가 촛불집회 열심히 나간 것도 알고 계시고

다치지 말고 조심하라고 얘기해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부산일보를 보시다가 광우병 사태 이후

신문 보면 짜증난다고 신문을 끊어버리시더군요.

저는 얼씨구나 했지만 갑자기 경향이나 한겨레 신문을 넣어드리는 게

시부모님의 자존심을 건드리지나 않을까 무지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몇달 간 추이를 지켜보고

아버님 신문 없으니 심심하지 않으시냐고 간도 보고

신문종이 없으니 농사지은 거 포장하고 하실 때 불편하지 않으시냐고 추임새도 넣고

나름 그런 물밑 작업을 한달여간 하다가



드디어 지난 주에

"아버님 저희 회사에서 신문 대금을 지원해 준다는데 신문 보실래요?"

하고 또 간을 봤습니다. 물론 뻥이지요. -_-

그러니 "그거 경향신문만 되는 거냐?"하고 물으시더군요.

흠칫했지요. 저희가 경향신문 보는 거 아시니까요.

"아니요..신문 종류는 관계없구요.."

아버님 "... 그래 지원해 준다니 함 넣어봐라."



왠지 아버님 손바닥 안에 있다는 느낌.. 제 꿍꿍이를 다 아시고 있다는 느낌.

하지만 뭔가 변하고 계시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드디어 경향신문 한 부 신청했습니다.

허전하실까 스포츠칸도 끼워주신다네요. ^^



몇 달 뒤에 한나라당 지지를 철회하시는 저희 시부모님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

촛불집회에 열심히 나갔던 아들딸 며느리의 마음을 100% 이해해 주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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