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새삼스럽게 나이다 들었다는 것을 종종 느낍니다...
엊그제 술먹고 헛소리를 해댄 것만 봐도.....
술을 이기지 못하나봅니다, 체력적으로...
각설하고...
오늘 아침...
출근길에 잠실역(송파역)에서 내려 혼잡한 인파 사이를 비집고 계단으로 올라가려는
바로 그 순간.......
내 눈앞에 무언가 접힌 종이쪽지가 눈에 띄이는 것이었습니다..
순간적으로
'앗! 마넌짜리다'
하는 생각이
뒤통수를 때리고 등골을 타고 내려가면서 손가락과 허리에게 지시를 내리더군요..
'잉가나! 어서 줏어...오늘 점심값이야...얼렁...'
전 곧바로 허리를 굽혀 그것을 집으려는 바로 그 순간....
불교에서 말하는 '찰나의 순간'........
바로 제 눈앞에서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벌어지더군요....ㅠ,.ㅜ^
몇달은 족히 안빨았을 운동화...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헤지기 반보직전의 스니커즈 운동화의
엄지발가락 바로 뒤 퉁구러진 부분이 위치한 쪽이
그 문제의 접힌 지폐를....
어려서 말까기 할때 발로 차듯한 잽싼 동작으로
'탁' 치는 듯 하더니
어느 틈엔가........
며칠 머리를 안감아 더부룩한 산발에 퀭한 눈을 한 티셔츠를 걸쳐입은
비썩 마른 청년의 손에 들려져 있더군요......ㅠ,.ㅜ^
'아! 내돈.....'
속으로 이러면서
어정쩡하게 구부리려다 만 자세를 바로 하고
전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는 듯..................
이성을 찿으려 애를쓰면서
총총히 계단을 올라 사무실로 향했습니다.....
나이드니 행동반경과 반사신경, 머리...어느 것 하나 제대로 움직여 주는게 없네요..
'아 c......내돈 마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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