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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폭력적이었던 결혼 예물기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10-14 11:12:33
추천수 0
조회수   1,679

제목

너무나도 폭력적이었던 결혼 예물기

글쓴이

오세영 [가입일자 : ]
내용
(내용이 깁니다. 그냥 재미삼아 여유있게 읽어주세요)



안사람과 대학 2학년 때에 만나서 연애 10년 차에 결혼을 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매년 구정 세배드리러 가면 심지어 "내 딸을 데리고 노는건가?"라는 험악한 말까지 나왔었죠.



결국 우여곡절 끝에 떠밀려 결혼을 하게 되었었는데(저는 몇 년 더 연애하고 싶었습니다만)...



둘이 만나 식만 올리면 되는 것이 아니더군요. 문제는 양쪽 집안의 기대치가 너무 달랐다는 것입니다. 누님 두 분이 먼저 가셔서, 어머님과 친척분들의 '이 참에 되돌려 받기' 기대가 예상 외로 높았었고, 처가에서는 그만큼 해주는데 '준 만큼 돌려받기'를 기대하고 있었고요.



제가 대학원을 자비로 마치고 취직한 지 얼마 안되는 시기라 부모님에게 손을 벌려야 했지만, 안타깝게도 아버님과 사이가 워낙 안 좋아서 절대로 손을 벌리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어머님의 중재로 1500만원으로 전세자금까지 포함한 모든 결혼비용을 다 처리해야 했습니다.



지금도 주위에서 인정하는 '한 성질'과 '멧돼지 같은 추진력'이, 그 때는 한창 때였기 때문에 생각지도 못할 폭력적인 결정으로 혼수 문제를 한 칼에 해결했습니다. 다만, 장모님이 "첫 딸을 이렇게 보낼 수는 없네"라면서 좀 우셨다는... 아주 사소한(?) 부작용 빼고는요.



(전세집)

안사람 : 드레스 보러 같이 갈래?

제멋대로 남편 : 나 제품발표회 준비하는 것 알잖아. 혼자가.

안사람 : 전세집은 구하고 있어?

남편 : 바빠서 못구하고 있어 장모님과 구하면 안될까? -> 결국 저는 신혼여행 갔다와서 전세집을 처음으로 구경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당시에 정말 바빴습니다.



(예물)

장모님 : 결혼 예물은 좀 좋은 것을 사야지?

무례한 사위 : 돈없습니다. 결혼해서 저희 돈으로 장만할께요. -> 17만원짜리 시계를 고릅니다.

장모님 : 다른 것은 양보했지만, 내 딸 이렇게 못 보내네. 결혼반지와 시계는 좋은 것으로 하게.

사위 : (돈없는데...) 알겠습니다. -> 결국 비싸게 고른 것이 갤럭시(국산) 시계 60만원짜리에 다이어몬드 1부짜리였습니다. 지금 안 사람도 어디에 가 있는지 못 찾고 있습니다.



(혼수품)

안사람 : 침대... 전축... 기타 등등

제멋대로 남편 : 침대 빼. 전축 빼. 뭐뭐 빼. 나도 처가 친척들에게 못해주기 때문에 그만큼 해오지마.

안사람 : 제발 침대만큼은.

남편 : 나와 결혼하려면 침대는 빼.

안사람 : 알았어. -> 그러고는 전세집에 몰래 들여놨습니다.



(친척들 답례품)

어머니 : 누구 누구 뭐뭐는 챙겨줘야지

독선적인 아들 : 얼마 드릴테니까 그거로 모두 해결하세요.

어머니 : 아니! 그게 말이 되니? 최소한 누구는 해줘야지.

아들 : 그 분들 제 얼굴 다시 보려면 바라지 말라고 하세요. 제 성격 아시잖아요.



(백화점에서 처가 식구들과)

안사람 : 그래도 동생들에게는 좋은 예복을 사줘야지.

제멋대로 남편 : 얼마에 맞춰. 돈 없어. 대신 우리 친척도 사주지마.

안사람 : 그대로 동생은...

남편 : 지난 번에 얘기 끝났잖아. 한 번만 더 얘기하면 여기서 모두 두고 나 혼자 간다. -> 지금도 처제가 불만입니다.



(함들이)

안사람 : 친구들 몇이나 와?

꼴통 남편 : 친구 안 불렀어. 나 혼자 갈거야.

안사람: 네 성질을 아니... 마음대로 해라.

장모님 : 정말로 혼자 오나 0.0 이게 무슨 도둑 결혼도 아니고, 재혼도 아닌데...

처가 친척들 : (괴물 들어왔다. 언니 사위 덕 보기는 틀렸네)

친구들 : 나쁜 새끼. 농담으로 들었더니만... -> 대신 호텔 나이트에서 놀 수 있는 제 두 달치 월급 상납했습니다.



(신혼여행)

꼴통 남편 : 일본 배낭여행 가자. 돈 없으니까 유스호스텔에서 각방쓰고, 걷고, 편의점 도시락 먹고.. -> 신혼여행 6일 중 마지막 날만 러브텔에서 같이 잤습니다.

(일본 현지에서) 안사람 : 이제 도시락 못 먹겠어. 토할 것 같아.

남편 : 지금 배낭여행 중이야. 입을 음식에 맞춰. -> 안사람이 15년이 지난 지금도 싸울 때마다 이 소리를 되새김길 합니다.



안 사람이나 처가에는 미안하지만(정말로?)... 최소한 혼수품으로 양가 싸움났다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제 경험이 생각이 납니다.



p.s. 안 사람에게는 계속 미안한 마음이 남아 있어서, 지난 11월에 호화판으로 일본 여행을 다시 다녀왔습니다.



p.s 2. 이글 쓰고 보니.... 너무 미안해서 안사람에게 "정말 미안했다"라고 사과했습니다. 당연히 돌아오는 대답이 "또 뭐 샀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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