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멋지게 해결하고 회사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기분이 좋아 약간 들뜨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막히는 길을 계속 직진하는데,
갑자기, 검은 카니발이 오른 쪽 앞에서 확 머리를 들이미는 것이었습니다.
"빵"하고 경적을 울렸지요.
카니발이 멈칫하기에 서는줄 알고 저는 계속 진행하였습니다.
"콰지지지직"
"에이 재수없어"하고 차에서 내려 확인해보니,
그 차 왼쪽 펜더가 심하게 쭈글 쭈글 우그러지고 긁혀 있었습니다.
이어 제 차를 보았더니 글쎄?
멀쩡한 것 아닙니까?
그 차 운전자도 제 차를 보고 황당해서
"지금 제 차와 사고 난 것 맞나요?"
저도 믿어지지가 않더군요.
"우와 신기하네."
이어, 카니발 운전자가 뭐라 뭐라 소리지르기 시작하더군요.
저는 차에 아무 흔적도 없고, 똑바로 가기만 했을 뿐 잘못한 것 없으니 말대꾸하기도 귀찮아서 차에 올라타고 그냥 와버렸습니다.
나중에 자세히 살펴보니, 뒷 범퍼 오른 쪽 바퀴 바로 뒤가 긁혀 있었습니다.
부산에서 블라인드 테스트하고 오다가 고속도로에서 뒷차에 받혀 교환했던 새 범퍼였습니다.
하지만, 낡은 차의 전반적인 상태와 더 잘어울리는 범퍼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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