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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담.. 일부러 들른 신탄진 화물차휴게소의 기사식당..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10-08 17:42:17
추천수 0
조회수   1,873

제목

한담.. 일부러 들른 신탄진 화물차휴게소의 기사식당..

글쓴이

이동옥 [가입일자 : ]
내용
오늘 오전에 대전에 다녀올 일이 있었습니다.

일을 마치고 올라오면서 일부러 신탄진 화물차휴게소에 들러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삼개월 전 쯤 역시 대전에서 미팅을 마치고 서울에 올라오면서 우연히 신탄진 화물차 휴게소에서 저녁을 먹게 되었습니다.휴게소의 한쪽 끝에 기사식당이라고 크게 붙여놓은 식당이 있습니다. 끝 쪽이기 때문인지 앞에 빈자리가 많아 차를 세우고 들어갔습니다.



안쪽은 일반적인 휴게소 식당과 달리 반은 침상으로 되어 앉아서 식사를 할 수 있고, 나머지 반은 일반 식탁 모양으로 의자에 앉을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침상의 한쪽 긑에는 전기밥통에 '밥 추가 무료'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런 구조때문인지 한눈에 보기에도.. 음.. 일반 휴게소 식당과는 다른 분위기군.. 하는 느낌이 듭니다.



5,000원 하는 돼지김치찌게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TV를 보다 식당 한쪽에서 식사를 하는 아버지와 아들을 보았습니다.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건장한 체격의 아버지와 초등학교를 갖 들어갔거나 내년 정도에 들어갈만한 정도의 나이로 보이는 아들입니다.

아버지는 복장이나 분위기가 화물차 운전을 하는 분으로 보입니다. 그날은 아들을 태우고 일을 하러 나왔다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식사를 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분위기 입니다.



식당 안에는 약 10여명 정도로.. 손님이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그 아버지와 아들을 보면서 웃고 있습니다. 크게 웃는 웃음이 아니라 빙그레 미소를 짓고 있는.. 아들이 밥을 무척 맛있게 먹고 있는 모습에 웃음을 짓고 있는 것입니다.



아버지는 손님들이 모두 자신들을 쳐다보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이유가 자기 아들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한편 계면쩍은, 그리고 한편 부끄럽기도 한 미소가 기골이 장대한 아버지의 얼굴에 떠올라 있습니다.



아들은 계속 밥을 먹습니다. 김치를 두 개씩 밥에 올려서 맛있게 먹고 있습니다.



아들이 밥을 먹는 모습은 손님들 뿐 아니라 별로 일이 없는 주방 아주머니들의 시선도 잡아 놓고 있습니다. 아주머니들끼리 뭐라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까르르 웃더니 한 분이 김을 한 그릇 갖고 나와 '아유 아드님이 밥을 무척 맛있게 드시네..'하고 식탁에 놓아두고 거의 다 먹은 아들의 밥그릇을 보며 '한 그릇 더 먹을래?'하십니다.



'예' 하고 큰소리로 아들이 대답합니다. 손님들 사이에서 웃음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제가 받은 밥을 먹는 사이에 아들이 새로 가져다 준 밥 한그릇을 다 비우고 일어섭니다. 아버지는 주방을 보면서 고맙다고 인사를 꾸벅 합니다. 계산을 마치고 문을 나서면서 아들이 다시 큰 소리로 '안녕히계세요'하고 꾸벅인사를 합니다.



이번에는 좀 더 큰 웃음이 터졌습니다. 웃고있는 손님들의 눈에 집에 있는 아들의 모습이 떠올라 있는듯 합니다. 저도 밥을 먹다 웃고, 아들생각을 한번 하고 밥을 먹었습니다.



식당을 나오니 날이 어둑해져 있고 여름 밤의 시원함이 느껴집니다. 식사전까지만해도 이 밀리는 길을 언제 올라가나 하는 짜증이 가득했던 마음에 여유가 생깁니다. 휴게소 편의점에 들러 아들 놈 줄 과자를 한 봉지 챙깁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 내내 우리 아들과 아까 그 아들을 생각하면서 웃음지으며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당연히 그 부자가 없습니다. 시간도 점심입니다. 그러나 왠지 약간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그 부자를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풍경이 없는 것이 서운합니다.

하지만 밥을 받아들고 앉으니 그때 그 부자가 생각납니다. 그리고 우리 아들이 다시 생각납니다.



그래서 오늘도 흐뭇한 마음으로 서울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얼마 전 게시판에서 일상적인 일이지만 마음을 따듯하게 하는 이야기.. 라는 내용의 글을 보았던 것이 생각나서 적어 보았습니다.



와싸다 회원분들 모두 각자 일을 마치시면 누군가가 기다리는 곳으로 가시겠죠.. 가셔서 함께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저도 조금 있으면 돼지불고기를 해놓고 기다리겠다는 집 사람과 아들에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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