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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기] 가면 속의 아리아
음반리뷰추천 > 상세보기 | 2003-02-26 17:44:36
추천수 2
조회수   3,193

제목

[감상기] 가면 속의 아리아

글쓴이

양승원 [가입일자 : 1999-11-11]
내용
정확하게 80년대의 언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면 속의 아리아"라는 다소 인기없는 타이틀이 서울의 모 극장에서 조용히 개봉하여 롱런~을 때리며 상당한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숨은 명작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80년대 당대로서는 지금처럼 다양성이 산재하는 시절이 아니었기에 100만 이상의 관객이 보았다면 명작이나 흥행작이 대열에 낄 수 없었던, 소수 매니아를 위한 영화라는 평가를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시간이 꽤 흘러 이어진 2002년 현재, 문득 소리소문이 없이 조용하게 나온 "가면 속의 아리아(원제 Le Maitre de Musique~ 음악선생)을 다시금 어린 시절의 기억을 상기시키면서 보았던 느낌은 "놀라움"이라는 한 단어로 축약된다. 10대 때 읽었던 김현승님의 "가을의 기도"....20대와 30대.. 그리고 아직은 이르지 못한 40대에 읽었을때의 감흥이 전혀 다른 것처럼... 가면 속의 아리아 내에 숨겨진 수많은 곡들과 영화상의 스토리의 매칭은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절묘한 매칭이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 영화는 소피와 쟝, 그리고 그 이면에 자리잡고 있는 조아킴이라는 성악가의 삼각관계?가 이야기의 흐름을 시종일관 이끌고 있있다.



조아킴..런던의 어느 음악당에서 은퇴를 선언하는 것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은퇴하기 전 그가 부르는 곡은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의, 귀족에 대한 분노를 상징하는, Cortigiani(악마여 귀신이여...)란 곡이다. 아마 이 곡을 띄운 이유는 후반부의 이야기와도 연결이 되리란 추측을 해보면서.. 조금은 해석이 어렵고 작곡가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말러의 곡들이 이 영화에서 쓰였다는 점도 여러모로 이채롭다. 마치 조아킴을 위한 곡처럼 "Ich bin der Welt"(나는 이 세상에 잊혀지고) 라는 뤼케르트 시를 바탕으로 한 말러가 작곡한 5편의 가곡은 은퇴한 이후의 은자로써 살아가는 그의 노년에 대한 비애와 허무의 색조를 표현한 암울한 음악이었다.(영화 내내 이러한 정서로 주욱 깔리는 부분도 영화의 품위를 상당히 높혀주는듯~) 숙연한 분위기에서 치뤄지는 조아킴의 장례식에 조용히 흘러나오는 이 곡의 분위기는 영화를 한층 더 고상하게 만들어준다.



이 세상에서 나는 떠났다오/ 긴 세월을 헛되이 보낸 곳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떠났네/ 생각하겠지 내가 죽었다고

그렇게 생각해도 상관없네/ 나 죽었다 생각해도

나 아무 말도 할 것 없다오/ 진실로 이 세상에서 떠났기에

나는 죽었소 이 속세에서 나 안식 찾아 헤매이네

나 혼자만이 내 하늘 안에 내 사랑 속에/ 내 노래 속에 살아가네



어쩌면 이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19세기말, 20세기 초는 세기말적인 암울한 분위기를 조아킴이라는 당대의 유명한 성악가를 통해서 반영하려는 감독의 의도였는지도 모르지만 21세기의 초를 살아가고 있는 이로서 마치 암울한 미래를 그려보았던 블레이드 러너나 T2처럼 나름대로의 세기말을 표현한 감독의 독특한 방식이 아니었을까 조용한 감탄을 해보았다. 그가 죽기전 부르는 슈베르트의 가곡 "음악에"... 마치 그의 삶에 대한 미련과 열정 섞여있는듯한 느낌이 들었던 것은 왜였을까?



험악한 삶의 고통 속에서 너는 내 마음 뜨겁게 해 주었네

또 다른 신비의 세계로 이끌어 주었네



소피..이룰수 없는 사랑에 몸을 불태우는 제자.. 처음 그녀가 질다의 아리아인 "그리운 이름이여"를 불렀을때 생각이 미친 것은 아리아 속의 내용, 만토바 공작과 질다의 아슬아슬한 관계,와 처럼 영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될 소피와 조아킴의 관계... 마치 아리아의 이야기처럼 소피의 이룰수 없는 스승에 대한 사랑과 아주 우연스럽게도 매칭이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쓴웃음 지어보았다. 플롯이나 대사를 통해서라기보다는 이야기의 방향이나 분위기를 시종일관 "아리아"라는 도구를 통해서 표현하는 부분이 이채로왔다. 마치 애니메이션 "에반겔리온"에서 주인공들의 심리상태를 나타내듯 무의미하게 나오는 신호등처럼, 그러나 그보다 훨씬 적극적인 방법인 아리아를 통해서 시종일관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펼쳐보이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소피의 조아킴에 대한 이룰수 없는 사랑을 대변하는 모짜르트의 "Alcandro lo confesso, KV 294"(나는 모른다. 이 따뜻한 애정이 어디서 오는지)처럼.....또는 이룰수 없는 사랑이라는 것을 알면서 눈물을 흘리는 소피를 배경으로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조아킴의 "남 몰래 흐르는 눈물"처럼...



그리고 쟝... 기껏해야 시장잡배에 소매치기밖에 될수 없었던 그가 조아킴의 눈에 띄어 모욕까지 당하면서 결국은 이루어낸 기쁨의 표현은 아마도 "Von der Jungend"(대지의 노래중 3악장. 청춘에 대하여)에서 가장 잘 표현이 되었던 것 같다. 위에도 자주 언급을 했지만 이 영화와 아리아의 상관관계는 밀접하게 그지없다. 마치 조아킴의 죽음을 암시하듯 한 여가수가 벨리니의 오페라 비앙카와 페르난도 가운데서 '일어나세요 아버지'를 부르는 가운데 조용한 성악의 대결을 준비하고 있고 이 영화의 백미인 성악대결은... 아마도 아리아를 연관시킨 복선의 역할을 가장 잘 표현한 곡일 것이다.



정말 많은 명곡들이 쓰였지만 시종일관 흐르던, 개인적으로는 이해하기에 다소간 어려웠던, 말러의 곡들이 너무도 시기적절하게 쓰였다는 생각과 더불어 여운의 백미가 곳곳에 넘쳐나는 참... 고상한 영화라는 생각을 지우기가 어려웠다. 음악과 영화의 즐거움은 지극히 상대적인 부분이리라 생각하기에 어떤 이들은 다소간 고리타분한 예술영화로 치부하더라도 할 말은 없으리라 생각하지만... 이미 10여년이 넘은 지금 30대에 이르러 이 영화를 보았던 느낌... 너무도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아리아와 스토리의 상관관계에 탄성이 나왔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상업성"이라고 해야 하나? 이미 20여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대부3부작"과 같은 영화는 DVD라는 매체의 특성을 무척 잘 살려서 만들었다는 생각에 반하여 다소 매니악하고 비인기성 타이틀의 제작수준은 처참하기 그지없다. 얼마전 20세기 폭스사의 코메디물인 "완다라는 이름의 물고기"나 개인적으로 중국영화로는 명작으로 치고 있는 "백발마녀전"이나 "야반가성"같은 영화가 2채널 혹은 모노채널로 나오는 작금의 현실에 분노했던 기억이 나는데... 이 영화는 사실 DD 5.1, DTS등의 신포맷이 필요한 영화일까?라는 생각은 해보지만 마치 SACD의 멀티채널이 주는 잔잔한 감동처럼 조금만 더 신경써서 자연스러움이 느껴지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물론 DD 5.1로 이 정도의 비 인기작이 이 수준으로 나온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왠지 다양성을 인정하는 작금의 현실에서 비인기작이 맞는 댓가는 다소간 혹독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면서...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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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4.kim@carrier.co.kr 2003-02-27 22:05:38
답글

공들이신 감상기 감사합니다.

박성훈 2003-03-06 15:42:15
답글

요즘 할인하더군요. 덕분에 사기로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neroclub@yahoo.co.kr 2003-03-16 10:59:13
답글

양승원님의 글월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몇차례 보았지만 언제 다시금 봐도 좋은 영화라 생각합니다. 영화속에 흐르는 아리아만으로도 충분히 존재의 가치가... 조아킴이 읊조리는 말러의 가곡은 거의 죽음입니다. ^^

5gerizim@hanmail.net 2003-09-03 11:46:59
답글

영화도 좋고 승원님의 감상기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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