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 나름대로 영화광입니다.

20대 초반부터 예술영화에 빠져 몇번을 복제했는지도 모를듯한 조악한 화면의 불법복사비디오일지언정 정말 소중하게 간직하고 기뻐했습니다.

그렇게 영화를 가지고 있다는게 너무나 기뻤습니다.

DVD타이틀이 나오면서. 전 미칠듯 기뻐지더군요.

그렇게 어렵게 구했던 영화들. 5,60년대 영화들까지 단돈 몇천원이면 디비디를 살 수 있는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모아온게 디비디만 몇천장이 되어버렸습니다.

사기만 하고 볼 시간이 없어서 비닐을 뜯어보지도 못한게 반이 넘을겁니다. 아니. 그저 제 추억의 그 조악한 화면의 추억이면 족합니다. 단지 제 손에 뻗으면 잡히기만 하더라도 전 기뻤으니까요.



오디오에 빠지면서 홈시어터는 제겐 너무도 경이로운 존재였답니다.

집에서 만나는 영화관의 감동.

한동안은 돈지랄도 참 많이 했드랩니다. 홈시어터로 음악도 들어보겠다고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용산2층에 갖다바친 돈이 꽤 들었드랬죠...



아이가 태어나면서 거실은 아이들의 공간이 되어버리기 시작했고 하이파이기기는 모두 다 제 골방으로 쫒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홈씨어터도 하나 둘씩 다운그래이드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4번을 다운했더랩니다.

처음에는 거의 팔백만원 가까이 들였던 시스템이 점점 줄어들더니 오늘 마지막으로 장터에 올렸는데 리시버에 스피커까지 몽땅 20만원에 올렸네요.

올리자마자 예약이 되었고 아마 오늘밤엔 실려나가겠지만...왠지 마음이 휑하군요.



아이들을 위해서 이게 최선의 방법이겠지만...정말 우울합니다.

영화. 음악타이틀. 그까이거. 2채널로 즐겁게 즐겨야죠. .........골방에서.....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