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국민과 대화'에 장미란 출연 요구했다 'KBS 반발'로 포기

[중앙일보 2008.09.03 16:25:04]



[중앙일보] 청와대가 9일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를 제작 준비하고 있는 KBS에 베이징 올림픽 역도 금메달 리스트 장미란 선수의 출연을 요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미디어 오늘이 3일 보도했다. 청와대쪽은 제작진이 반발하자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은 “민생도 어려운데다, 진지하고 진중한 목소리를 나눠야 할 자리에 장씨가 나와서 무슨 얘기를 하겠느냐”며 적절치 않다고 거부했다고 미디어 오늘이 보도했다. KBS 제작진 관계자는 미디어 오늘과의 인터뷰에서“협의과정에서 아이디어 차원에서 괜찮다면 가능하지만 적절하지 않은 요구를 일주일 정도 전부터 계속해와 안 된다는 입장을 전했고, 아직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방송이 장난도 아닌데, 계속 무리한 요구를 할 경우 제작거부가 불가피하며, 제작 주관사가 교체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우 청와대 홍보1기획관은 미디어 오늘과의 인터뷰에서“아이디어 차원에서 ‘유명인사ㆍ개그맨ㆍ연예인ㆍ올림픽 스타’를 올릴 수 있지 않느냐는 내부 검토를 거친 뒤 장미란 선수를 언급했지만 KBS 쪽에서 부담스러워해 ‘KBS 뜻대로 하라’는 입장을 이미 일주일 전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KBS는 이 대통령이 출연하는 토론 프로그램‘대통령과의 대화 질문있습니다!’를 9일 밤 10시부터 100분간 생중계한다. 이날 프로그램은 정은아 아나운서의 사회로 유창선 정치평론가ㆍ엄길청 경기대 교수ㆍ이숙이 시사IN 기자 등 3명의 전문가패널, 100명의 국민패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다.



국민패널 중 95명은 연령ㆍ성ㆍ직업별로 무작위 선정되며, 5명은 남북ㆍ촛불ㆍ등록금ㆍ독도ㆍ공기업 문제 당사자(초청패널)가 섭외될 예정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 프로그램은 애초 취임 100일을 맞았던 지난 6월 추진하려 했으나 촛불시위가 확산되자 청와대가 취소하자고 요구해 보류됐었다. 그 뒤 지난달 중순께부터 다시 청와대 쪽이 ‘취임 200일ㆍ추석’ 등을 맞아 제의해와 재추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