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후가 집사람이랑 제가 한 집에서 산지가 16년이 되는 날이네요.

저나 집사람이나 별반 볼것도 없는 사람끼리 만난 탓이기도 하지만

서로 생각이 비슷해서(첫 만남이 각각 한겨레 신문에 끼여 온 민통련 개설

"민주통일 시민학교" 안내 전단지를 보고 그 자리에서 만났고 결혼해서 보니

한겨레 주식을 제가 400주 마누라가 100주 가지고 있더라는^^) 보따리

싸서 친정으로 가 버린다거나 집밖이라도 나가본 적은 커녕 단 몇 시간

정도라도 냉전이 이어지면 피차에답답증을 견디지 못해 서로 은근히 옆구리

찔러 풀고야 마는 부부생활을 해 왔습니다.



애들 돌 사진에 얹혀서 몇번의 스튜디오 사진을 남기긴 했는데

아침에 마누라가 뜬금없이 웨딩드레스(?) 차려 입고 모양새 나는 사진

한장 찍어 두고 싶다는군요. 더 나이들어 여인의 향기가 시들기 전에..

(내가 보기에 처음부터 장미도 아니었고 설혹 호박꽃이었다 하더라도

이미 시들어 볼것도 없고마는...ㅡ_ㅡ)



만성 귀차니즘 환자인 저는 "뭘 번거롭게 그런걸 찍누. 걍 우리 똑딱이로

자세 잡고 옆집 아저씨한테 셔터 눌러 달라고 하지" 그랬더니

살짜기 삐짐 증상을 내보이네요.



요럴때가 또 점수딸 찬스지 말입니다.^^

그런데 제가 요쪽이 전혀 문외한입니다.

사진관에서 웨딩드레스(럭셔리해 뵈는 옷을 말하는 듯한데)를 구비해 대여해

주는 곳이 있는지? 비용은 어떤지? 있다면 어디에 숨어 있는지?

(참고로 우리 마누라에게서 결코 보지 못한 여인용품이 원피스, 미니스커트,

마스카라인가 하는 눈 화장품, 귀걸이, 굽 높은 구두, 매니큐어,.. 쓰고 보니

저도 믿어지지 않는다는 ㅡㅡ;) 글타고 체형과 얼굴이 전혀 이런 것을 거부할만한

스타일은 아니거늘...



암튼 이쪽에 식견이 있는 분이 도움 될만한 조언을 주신다면 그 은혜가

백골난망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