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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나이 때 뭘 했을까?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09-02 00:15:43
추천수 1
조회수   728

제목

나는 그 나이 때 뭘 했을까?

글쓴이

조성원 [가입일자 : 2000-12-16]
내용
그동안 봤던 책 중 "88만원세대"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꽤 인상 깊은 대목이라 일부 옮겨보겠습니다.





"…. 우리나라에 '어린이'라는 이름을 만들어주고 짧은 서른세 살의 생애를 마감한 소파 방정환 선생의 경우도 주요 활동이 이루어진 시기는 20대였다. 그가 지나가는 곳마다 동화를 듣기 위해 구름떼같이 어린이들이 모였던 시기, 색동회라는 전국적 조직을 만들고 이를 이끌던 시기가 바로 20대였던 것이다. 과연 이 사람들은 너무 천재이고 위대했기 때문에 20대 즈음에 모든 것을 이루었던 것일까?



『디지로그』의 작가 이어령이 〈우상의 파괴〉라는 글로 서정주를 비롯해 당대 최고의 시인들을 향해 "그게 시냐"고 외치면서 데뷔했던 것이 스물두 살의 일이고, 〈서울신문〉 논설위원이 된 것은 스물여섯 살의 일이다. 짧은 삶을 살다간 시인 김수영이나 윤동주가 남긴 대부분의 걸작들 역시 20대 시절의 작품들이다."





한국 20대 사회 진출이 늦어진 현상을 이야기하면서 나온 내용이지만, "나는 그 나이 때 뭘 했을까?" 이런 생각이 몇 달이 지난 지금도 가끔 머릿속을 맴돌기도 합니다.



우리 시대 천재 작가라면 저는 일단 최인호 선생님 생각이 납니다. 10대 고등학생 신분으로 신춘문예에 당선된 분이니까요. 자료를 찾아보니 고등학교 재학시절인 1963년에 작품 〈벽 구멍으로〉가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데 이어, 1967년 〈견습환자〉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고 나옵니다.



꽃을 채 피우지도 못하고 세상을 빨리 뜨신 분으로 민족일보 조용수(1930.4.24 ~ 1961.12.21.) 선생도 생각납니다. 1961년 민족일보 창간하던 그해 5.16 군사정변이 일어나고, 군부에 끌려가 북한 활동에 동조했다는 특수범죄 처벌에 관한 특별법 혐의로 결국 사형 판결받고, 32살 젊은 나이에 이슬로 사라지셨습니다.



조용수 선생은 지난 2006년 과거사위원회로부터 명예 회복 받았고, 최근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때 그나마 바로 잡은 사건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민족일보 조용수 사건 당시 군사 정권에 빌붙어 사형 판결을 내린 27살 최연소 판사가 바로 이회창입니다. 28살 20대 최연소 의원으로 당선된 경력이 돋보이는 김영삼도 있습니다만, 뭐 이런 부류를 보면 이른 나이에 뭔가 한다는 것이 그리 중요한 게 아니고 인생은 길게 봐야 한다는 걸 말해주기도 합니다.



아무튼, 나이라는 숫자가 대단한 뜻을 지닐 만큼 꼭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때로는 뒤돌아보면서 현재 모습을 가늠해보는 것도, 당연한 얘기이지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지금 어디쯤 있는지 정도는 알아야 가던 길 계속 갈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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