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제일 부자였던 때
가 언제였나 생각해봤습니다.
일차적으로 기억을 돌이켜
국민학교 입학했던 해. . .
그러니까 7살 때
어머니랑 함께 문방구로 공책 사러 갔습니다.
공책을 들고 계산대에
어머니께서 지폐 한 장을 꺼내 문방구 주인한테 넘겼습니다.
문방구 주인은 근데
지폐 여러 장하고 동전 여러 개 씩이나 어머니한테 주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걸 보고서 문방구 아자씨한테
"죄송합니다" 했던 기억납니다.
어머니는 단 한 장 넘겼고 공책도 우리가 가져가는데
문방구 아자씨는 저렇게 여러 장 돌려주다니
문방구 쪽에 손해라 여겨졌습니다.
당시에는 "돈" 이란 존재는 알았지만
만 원과 천 원의 관념이 없었습니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한 5살 때 . . .
유치원에서
유치원샘이 왼 손에는 지폐뭉치를 쥐고
오른손 엄지로 "촤르르르르륵" 넘기면서
지폐 새던 기억납니다.
저게 뭔가 중요한 물건이니까 저래 양 손으로 다루고있구나
생각했습니다. 돈이란 자체에 대해서는 몰랐었죠 . . .
그 전에는
기억이 뿌옇고 희미한데
동그란걸 음냐 먹어봤지만 맛 이상해서
좀 굴리다가 도로 뱉었습니다
이 당시
5살 이전까지가
인생에서 제일 부자였던 때 싶습니다.
만약에 앞으로 인생에서
그럴 확률은 몹시 희박해도
어떻게든 대박을 내서 통장에 백억이 들어오는 날이 온다고 치더라도
(만에 하나 그렇게 될 수 있다고 가정)
5살 이전
만큼 부자일 수는 없을 거 같습니다
오늘 아까 밤에
수원역->영통까지 2시간 정도 걸려 걸어오면서
몇 가지 생각중 하나로
떠오르고 스쳐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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