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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 우리들의 하느님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08-08-30 02:45:09
추천수 0
조회수   645

제목

권정생 - 우리들의 하느님

글쓴이

이도경 [가입일자 :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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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제 친구 홈피에서 말 안하고 가져왔습니다.
안동 갈 일 있으면 한번쯤 다녀오셔도 좋을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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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주제가 기독교에 대한 게 많더군요.

국방부 추천 도서로 일시 품절이라 못 사다가
어제야 받았습니다.

표지에서 민들레를 들고 있는 권정생 선생의 범상치 않은
포스가 이 책이 괜히 추천 도서가 아닐 거라는 느낌이 오더군요.

이 책은 한번에 쭉 읽기가 힘들고 읽다 쉬고 읽다 쉬고 하게 되는군요.

기독교와 불교가 많은 점이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맨프럼어스를 본 이후 의외로 불교와 많이 닮은 종교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권정생 선생의 삶과 말씀도 법정의 무소유와 별반 다르지 않은 말씀과
삶이기도 하구요.

맥주 한병에 알딸딸한 상태에 스피커에서는 이성원의 노래가 때론
구슬프게 때론 따뜻하게 흘러나오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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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선생님 유언장

내가 죽은 뒤에 다음 세 사람에게 부탁하노라

1 최완택. 목사. 민들레 교회.
이 사람은 술을 마시고 돼지죽통에 오줌을 눈 적은 있지만
심성은 착한 사람이다.

2 정호경. 신부.
이 사람은 잔소리가 심하지만
신부이고 정직하기 때문에 믿을 만하다.

3 박연철. 변호사.
이 사람은 민주변호사로 알려졌지만
어려운 사람과 함께 살려는 보통사람이다.
우리집에도 두어 번 왔지만 나는 대접 한번하지 못했다.

내가 쓴 모든 책은 주로 어린들이 사서 읽는 것이니
여기서 나오는 인세는 어린이에게 둘려주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만약에 관리하기 귀찮으면
한겨레신문사에서 하고 있는 남북어린이 어깨동무에 맡기면 된다.
맡겨놓고 뒤에서 보살피면 될 것이다.

유언장이라는 것은 아주 훌륭한 사람만 쓰는 줄 알았는데,
나 같은 사람도 이렇게 유언을 한다는 것이 쑥스럽다.
앞으로 언제 죽을지는 모르지만 좀 낭만적으로 죽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나도 전에 우리집 개가 죽었을때처럼 헐떡헐떡거리다 숨이 꼴깍 넘어가겠지,
눈은 감은 듯 뜬 듯하고 입은 멍청하게 반쯤 벌리고 바보같이 죽을 것이다.
요즘 와서 화를 잘내는 걸보니 천사처럼 죽는 것은 글렀다고 본다.
그러니 숨이지는 대로 화장을 해서 여기저기 뿌려주기 바란다.

유언장치고는 형식도 제대로 못 갖추고 횡설수설했지만
이건 나 권정생이 쓴 것이 분명하다.
죽으면 아픈것도 슬픈 것도 외로운 것도 끝이다.
웃는 것도 화내는 것도 끝이다.
그러니 용감하게 죽겠다.

만약 죽은 뒤 환생할수 있다면 건강한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
태어나서 25살때 22살이나 23살 쯤 되는 아가씨와 연애를 하고 싶다.
벌벌 떨지 않고 잘 할 것이다.
하지만 다시 폭군지도자가 있을 테고 여전히 전쟁을 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환생은 생각해봐서 그만둘 수도 있다.

2005년 5월 1일
쓴 사람 권정생 주민등록번호 370818-0000000
주소 경북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 7


정호경 신부님
마지막 글입니다.
제가 숨이 지거든 각각 적어 놓은 대로 부탁드립니다.
제 시체는 아랫마을 이태희군에게 맡겨 주십시오.
화장해서 태찬이와 함께 뒷산에 뿌려 달라고 해 주십시오.
지금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3월 12일부터 갑자기 콩팥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뭉툭한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계속되었습니다.
지난날에도 가끔 피고물이 쏟아지고 늘 고통스러웠지만 이번에는 아주 다릅니다.
1초도 참기 힘들어 끝이 났으면 싶은데 그것도 마음대로 안 됩니다.
모두한테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하느님께 기도해 주세요.
제발 이 세상 너무도 아름다운 세상에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은 없게 해 달라고요.
재작년 어린이날 몇 자 적어놓은 글이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제 예금 통장 다 정리되면 나머지는 북쪽 굶주리는 아이들에게 보내 주세요.
제발 그만 싸우고, 그만 미워하고 따뜻하게 통일이 되어 함께 살도록 해 주십시오.
중동, 아프리카, 그리고 티벳 아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하지요.
기도 많이 해 주세요.
안녕히 계십시오.

2007년 3월 31일 오후 6시 10분
권정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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